2023. 5. 2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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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선물받은 책. 

이런 책이 있다는건 알고 있었으나 베스트셀러는 아니었는데 

어느 시점부터 판매부수가 올라 15만부 이상이 팔렸다고..

가요로 치면 역주행 신화를 쓴 것이나 다름없다. 

 

황정은 작가의 백의 그림자를 많이 떠올리게 한다. 

책의 볼륨도 그렇고

두 남녀의 이야기라는 것도 그렇고

사회문제를 담고 있다는 것도 그렇고

대화에 따옴표를 쓰지않는다는 것도 그렇고

전반적인 분위기 또한 그렇다.

 

백의 그림자가 2010년 작이고 

구의 증명이 2015년 작이니 

아마 조금은 영향을 받았을까? 

그렇다면 그것도 무척 좋은 영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부부분 조금을 읽고 

아 이것은 구와 담, 둘 만의 이야기구나

라고 생각을 했는데 

 

읽다보니 오히려 둘이 함께 있는 시간은 적었고 

둘이 함께 있지 못하게 하는(고의든 아니든)

주변 인물들과 구와 담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백의 그림자와 대조하는 방식으로 이 책을 본다면 아마 그것이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이 책을 지배하는 정서는 구와 담의 사랑이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분량을 차지하는 건 구와 담이 떨어져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리고 그것은 둘의 잘못이라기보다 

도망치고 벗어나려해도 피할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했던 운명에 가까운 것이었다. 

 

구의 시신을 담이 먹는 것은 

은유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도 있지만

구와 담을 사회의 구석으로 몰고 몰고 몰아가다

종국엔 둘이 서있을 수 있는 한 뼘의 땅 마저도 빼앗아간다는 점에서

야만적인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하나의 사랑하는 방법이 야만적인 식인이었으리라 

상상할 수밖에 없다. 

 

문뜩 궁금한 것은 백의 그림자는 몇 부나 팔렸을까,,

아무튼 두 책 모두 좋은 책들이다. 

이런 책들이 백만부 팔리는 시대가 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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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