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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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위시리스트에서의 존버 후에 겨우 읽게 된 책 ^^; 

너무 긴 시간이 흘러서 민망했지만 그만큼 기대도 컸다. 

 

그런데 서문에서부터 조금 이상했다. 

가부장제와 아동이 인권이 인정받지 못하는게 대체 무슨 상관이어서 붙여서 쓰나? 

마치 인과관계라도 되는듯이 나열하는 것부터가 조금 수상했다. 

 

책의 초입부는 대체적으로 괜찮았다. 

체벌이란 것은 적당한 수준에선 괜찮다는 사회의 통념과 달리 완전히 사라져야하는 것이며

편부모같은 특수한 케이스에서 아동학대가 많이 일어날거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정상가족에서 학대가 많이 일어난다는 제목을 설명하는 부분까지. 

 

그러나 책이 범위를 조금만 넓혀가도 금세 논리를 잃고 이상한 주장이나 견해를 덧붙이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자녀살해 후 자살을 말하는 파트에서 가해자 중 여성이 많다는 부분도 편향적이다.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통계에 기반한 사실은 간단히 언급만하고 끝이면서 아버지가 살해한 경우는 가장 큰 원인이 배우자의 가출이라고 찝으며 길게 서술하는데, 이혼이든 가출이든 저마다의 세세한 개인사는 다르겠지만 어쨌거나 배우자가 사라졌다는 건 경제적으로나 다른 부분에 있어서 총체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일텐데 그걸 일말의 고려도 없이 자녀양육의 문제로 자녀 살해 후 자살했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무척이나 어이가 없다. 그 뒤 추가해둔 중년 여성의 개인적 감정 이입은 너무나 불필요한 사족이다. 

 

계모 이야기도 이상하다. 근거 없이 다분히 감성적으로 계모를 계모로 부르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더니 그 다음 장에서 사실 계모가 학대비율이 높은 건 안타깝지만 맞다. 이러는데..ㅋㅋㅋ 무슨 유머집도 아니고.. 진화심리학적으로도 계부모가 쏟는 사랑과 자원이 적다는건 밝혀진 사실이고, 이미 아동학대 한 사람을 계모라고 부르지 않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결과가 그런데.. 

 

미혼모 파트에서 가장 큰 원인이 가족주의라는 것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보이지만 더 치열하게 검증하지 않고 심증으로만 쉽게 결론 짓는 것도 유감이다. 어린 나이에 양육을 하며 커리어를 쌓기 어려운 문제까지 함께 언급하며 심층적으로 고찰해야할터인데 복합적인 사안을 단순화시키고,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문제의 우선순위를 가린다. 너무나 감성적이고 감정적이다. 

 

다문화가정이 어찌보면 이 책의 화룡점정인데 타자에 대한 증오와 편견을 이야기하며 비판하지만 정작 스스로는 근거없이 남성을 증오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 아닌지 더 치열하게 자아성찰 해봐야 할 일이다. 

 

그 뒤에도 집자면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많겠지만 한도 끝도 없어서 굳이 그러진 않겠다. 

뭐 사회과학이라는 게 실험을 할 수 없다보니 완벽히 학문적 검증을 끝내야한다면 아무 말도 못하겠으나 

이 책은 그 정도를 넘었다. 학문적으로 불완전하기에 조심스러운 태도는 찾아볼 수 없고 

근거도 없이 뇌피셜로 너무나 쉽게 결론을 내린다. 

 

이 책의 끝부분 - 기승전 스웨덴을 외치는 것만봐도..ㅋㅋㅋ

뭐 스웨덴을 벤치마킹하자는 주장은 할 수 있겠지만

당연히 명과 암을 동시에 밝혀야겠으나 

이 책은 그저 스웨덴을 찬양할 뿐 어떠한 고찰도 없다. 

종이 아깝고 시간 아까워.. 

 

비슷한 주제로 좋은 책이 있나? 한번 찾아봐야겠다. 

그치만 대안이 없더라도 이 책은 추천하지 않는다. 

이렇게 논리구조 없이 무작정 주장만 해대는 책은 읽어봐야 시간 낭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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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