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22. 11. 3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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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멤버쉽 혜택으로 시리즈온에서 아무거나 구입할 수 있는 쿠폰을 한 달에 하나씩 받고 있는데 그래도 이왕이면 한국 영화, 그 중에서도 독립영화에 그 쿠폰을 쓰려고 한다. 정산체계가 어떤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조금이라도 수익 올리고 도움이 되지 않겠나하는 마음으로. 

성적표의 김민영은 사실 저번 달에 구입했었는데 이제서야... 구입하고 1년 넘게 안 본 영화도 있는데 이정도면 빨리 본 축이다..ㅋㅋㅋ

 

신예배우들로 만든 영화지만 보희와 녹양에서 보았던 김주아 배우가 있어서 반가웠다. 꽤 좋은 인상을 받았던 배우여서 왜 김민영 역이 아니고 친구 역일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영화를 보니 역시 주인공이었다. ㅋㅋ 그렇지만 이 작품은 배우로서 연기력을 펼칠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김주아 배우도 특별히 인상적이었던건 아니지만 다른 배우들의 좋게 말하면 날 것의 연기에 비하면 안정적인 연기력이긴 했다. 

 

이 작품의 연출은 꽤나 독특하다. 이야기의 진행이 일반적인 형식과는 많이 다르다. 마치 밀가루를 섞지않아 뚝뚝 끊긴 면같은 느낌인데 대부분의 경우는 좋지않은 연출이겠으나 세상엔 올갱이 국수같은 음식도 존재하는 법이니까. 그치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연출가로서의 번뜩임보다는 아마추어 같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19~20살의 시기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한편으로는 부족한 연출에 힘을 줄 수 있는 논리가 성립한다. 원래 미숙한 시기니까, 또 이 영화가 다루는건 그 시기의 불안정한 감정이니까 내용이 형식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영화가 좋은 영화라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았다. 싱그럽고도 미숙한 시기를 표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택한 방법이라기보다는 그냥 밀가루 날리는 날것의 연출이 마침 적당히 주제와 호응했던 것 뿐이랄까. 그렇다고 이 영화가 이룬 성과를 부정할 마음은 없지만 적어도 두 감독님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지는 않았다. 

 

내가 이 영화를 그리 인상적으로 보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이미 아득히 20살에서 멀어졌다는 거. 또 하나는 내가 남자라는 것이 아닐까. (비슷한 예로 여자 관객들이 남자만큼 파수꾼이 인상적이지 않았던 사람도 많지않을까 싶다.) 성적표의 김민영의 감정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데 이미 그 시기에서 멀어진 사람에게 다시 그 감정들을 불러 일으킬만큼 강한 내러티브라든지 임팩트 있는 장면이라든지 인상적인 대사 같은 것이 없었다. 그저 소품같은 영화로 느껴지는.. 이런 감성을 지키면서도 좀 더 만들어 낼 무언가가 있지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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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