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22. 12. 1. 18:34
반응형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라니 마치 7,80년대에 비디오 수입해오면서 주연배우의 이름을 원제 앞에 붙여서 발매한 그런 느낌이다..ㅋㅋㅋ 호기심의 방도 같은 방식의 네이밍인데 누구 아이디어인지 궁금하다. 아마도 넷플릭스 측의 아이디어겠지? 

 

고백하자면 나는 피노키오를 읽은 적이 없다. 영화도 본 적이 없고, 그저 제페토가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지는 나무 인형을 만들었다는 것만 알뿐 아무런 내용도 모르는 체로 영화를 보았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그냥 원래 그런 내용인줄로만 알았는데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원작의 주요 설정을 뼈대로 사실상 완전히 재창조한 영화였다.

근데 그게 보통 실력이 아니었다. 새로이 설정된 시대적인 배경을 통해 시대의 비극을 다루고, 상실과 이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만들고, 클라이맥스에 이르면 멋진 모험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스톱모션을 활용한 것도 굉장히 잘어울리는데 시대적 배경이 예전인만큼 예스로운 느낌이 잘 호응한다. 특히 서커스단에서의 이야기가 참 스톱모션과 찰떡으로 느껴지는데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기예르모 델 토로의 전작 나이트메어 앨리에서도 서커스단이 중요하게 등장한다는 점이 연결고리가 되어 재미있다. 

 

극장에 보러갔을 때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님들도 몇 분이 보여서 놀랐다. 그 이유는 자막 상영 영화여서 그런 것도 있고 아무리 전체관람가라지만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를?! 괜찮으려나 싶은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이들과 함께 관람을 추천하고픈 영화였다. 물론 세계사적인 맥락을 아이들은 놓치기가 쉬울 것이고, 아이들이 이해하기엔 감정선이 복잡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연출 또한 완전히 아이 친화적이지 않아서 인사이드 아웃만큼 아이들을 위한 영화라고 말할 순 없다. 그렇지만 결국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 부분은 온전히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나는 느꼈다. 인터뷰를 어떻게 했든 간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서 이 영화를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반응형
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