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2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지만 엄밀히 말해서 후속작은 아니다. 원제는 1편이 Searching 2편이 Missing이고 같은 컨셉이고 세계관도 공유하고 있지만(공유할 세계관이라는 것도 없다만) 굳이 전작을 봐야할 이유는 전혀 없다. 서치 1편이 흥행성적도 좋았고 평가도 무척 좋았기 때문에 후속작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고 원작의 독특한 연출에 대한 신선함이 여전히 유효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던 후속작으로 보인다.
서치2의 시놉시스는 간단하고 명확하다. 사라진 어머니를 찾는 딸의 이야기. 거기에 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의 새남자친구, 범죄사건을 흥미거리로 여기는 드라마 등등의 여러 모티브가 결합되어 있다. 물론 이번에도 이야기는 맥과 페이스타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진행된다.
서치 시리즈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리듬이라고 말하고 싶다. 흔히 말하는 제약 속에서 창의력이 피어나는 케이스라고도 볼 수 있는데, 맥에 등장하는 수많은 알림들이 아주 타이트하게 등장하고 적재적소에 페이스타임을 영리하게 사용함으로써 텍스트로만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을 방지한다. 바쁘게 움직이는 마우스 커서를 따라가다보면 우리는 서치2의 연출 방식이 유튜브의 타이트한 컷편집과 비슷함을 깨닫게 된다.
이야기적인 측면에서 서치2의 단점은 꽤나 명확하다. 영화가 끝난 후 엄근진하면서 집자면 지적할 것들 투성이지만 그래도 이 영화를 옹호할 수 있는것은 그러한 단점을 토대로 확실한 긴장과 몰입을 유지시켰다는 점이다. 어쨌거나 이렇게 배배꼬인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면 어느정도의 허술함은 따라올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나마 서치2는 선방했다는 느낌?
그렇지만 명확하게 큰 단점으로 꼽고 싶은 것은 준이 맥으로 하는 수사들이 결과적으로는 상당수 의미없는 일들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준이 엄마를 이해하고 관객들이 이야기를 이해하는데에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겠지만 범죄수사물로서는 확실한 약점이 되는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서치2는 이번에도 기대에 부응하며 확실하게 킬링타임용 영화로서 제 몫을 한다. 그렇지만 국내 관객수는 입소문을 타며 흥행했던 전작과는 다르게 40만 돌파도 쉽지않아보이는데 개봉 후 대체적으로 관객평이 나쁘지않은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극장값인상 이후 영화 산업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는 것은 막을 수가 없는 것 같다. 심지어 서치2는 한국 영화시장이 그토록 사랑해마지않는 범죄/스릴러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물론 여전히 저예산 영화인 서치2 입장에서 한국시장에서 이정도 흥행만 기록해도 충분할지도 모르겠지만..). 서치2 같은 괜찮은 상업영화-그것도 전작의 후광이 있는 작품-이라면 적어도 100만은 넘겼어야할텐데..
결국, 아바타나 탑건 같이 누가 설명해주지 않아도 영화관에서 보고싶은 영화가 아니고서야 관객들은 극장에 오지않고 집에서 OTT로 영화를 보는 것을 택하는 시대가 진정 오고 말았고, 케케묵은 영화들이 개봉해서 모조리 실패한 후 이제는 자체적인 BEP 계산 후 도저히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하에 영화 제작이 급감하는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까 심히 우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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