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22. 11. 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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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감독이 만든 영화여서 처음에 제작 소식이 들렸을 때 꽤 기대하고 있었는데 막상 개봉하니 반응이 좋지않아 어영부영 안보고 지나가다가.. 최근에 우연히 보게 되었다. 

멜로영화라는 장르자체가 사실상 사양 장르나 마찬가지여서.. 멜로 영화 제작 소식은 항상 반가우면서도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니 사실 조금 평이 엇갈렸을 때에도 영화관에 가서 봤어야 하지 않나하고 반성하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내 코가 석자이니.. 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유열의 음악앨범>은 크게 인상적으로 보긴 어려운 영화였다. 이야기가 구멍이 많이 뚫린 느낌인데 시나리오 상 원래 중간에 공백이 있는 이야기니까 당연한 거 아냐? 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걸 얘기하고 싶은 게 아니라 이 영화가 다루는 시점에서도 이야기가 많이 비어있다는 뜻이다. 근데 그게 그냥 빈 채로 두어도 괜찮은 것이 아니라 영화의 종반부에 가면 결국은 그 빈 공간에서 촉발되는 이야기가 결정적인 갈등을 만들게 되고, 관객은 대충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짐작은 가지만 짐작 이상으로 감정적인 이입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 작품은 선택과 집중에 실패한 작품이 되고 말았다. 정해인 배우가 연기한 현우라는 캐릭터의 감정을 깊이있게 이야기하기엔 2시간이라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멜로 영화임에도 2시간을 꽉꽉 채웠다. 편집된 부분도 많을 것 같고 그래서 더 비어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듯하다) 소년원까지 가게 된 꽤 큰 이야기인데 걸핥기로 다룰바에는 그냥 비워두는 편이 좋지않았을지.. 현우 마음의 어두운 부분이 영화의 리듬을 자꾸 깨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그래도 이 영화가 좋은 점은 정해인의 미소를 충분히 담았다는 점이다. 나는 정해인의 팬도 아니고 그다지 관심도 없지만 저렇게 아름다운 미소를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멜로영화가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요즘은 젊고 아름다운 배우를 담을 멜로 영화가 너무나도 없다. 아무리 배우들이 안늙는다지만 풋풋한 시기에만 나오는 싱그러움은 분명히 존재하는 듯..(이라고 썼지만 사실 이작품 찍을 때의 정해인도 거진 서른 즈음..ㅎㅎ)

 

<유열의 음악앨범>이라는 제목에도 걸맞게 90년대 서정성 짙은 가요들이 영화 중간 대폭 삽입되었다. 여러곡이 꽤 길게 삽입되어서 와 이게 영화야 뮤직비디오야 싶은 생각이 들지만 이 영화에서 분명 가장 아름다운 부분일 것이다. 그 시절 라디오를 들었던 애청자라면 다른 영화적 완성도보다도 중간중간 가요가 삽입되는 장면들로 이 영화는 충분하다고 말하는 것이 과언이 아니리.

 

끝으로 한 가지 개인적인 아쉬움은 사실 나는 KBS 라디오를 잘 안들었어서...ㅋㅋㅋㅋ 유열의 음악앨범도 좋지만 이소라의 음악도시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이 이야기는 아침 라디오니까 가능한것이지만 사실 아침/낮 라디오와는 다른 결로 심야 라디오는 훨씬 더 풍부한 감수성이 있으니.. 거기다 음악앨범보다는 음악도시가 훨씬 더 매니아층이 많지않나?? 싶은 생각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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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