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22. 9. 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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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그러겠지만 7500을 본 가장 큰 이유는 조셉 고든 레빗 때문이었다. 사실은 그가 유명세에 비해 정말 대단한 배우인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도 생기지만 조셉 고든 레빗은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배우다.

 

7500의 가장 큰 특징은 비행기 조종실이라는 1평 남짓하는 굉장히 협소한 공간에서 영화가 99% 진행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저예산의 한계를 이야기의 동력으로 삼은 셈이다. 나쁘지않은 선택이지만 그러기 위해선 답해야 하는 질문이 있다. 

 

'왜 조종실을 벗어나면 안되는가?' 

'조종실 밖의 상황을 보여주지 않는 한계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애석하게도 7500은 이 질문들에 명확한 답을 할 수 없는 영화였다. 카메라가 계속해서 조종실에 있어서 얻는 생생함과 주인공과 관객 모두에게 제한된 정보를 제공하면서 생기는 서스펜스가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영화 중반부를 지나는 시점부터는 굉장히 우유부단한 한 인물 덕분에 이야기의 동력 자체가 꺾여버린다. 그 시점부터 영화의 장점은 죽어버리고 태생적으로 얄팍한 이야기라는 영화의 단점이 부각되기 시작한다(등장인물의 전사라든지 가치관 등 디테일 한 설정이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풍부할 수가 없는 텍스트이다).

 

그러니까 정신없이 몰아쳐서 단점을 떠올리지 못하게해도 모자랄 판에 이 작품은 굉장히 느긋하고도 안일하게 영화가 흘러가는 것이다. 어느 정도는 왜 극중에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테러범이 등장하는지 이해는 간다. 그건 아마도 무슬림들의 테러가 그들 스스로를 겨누는 칼날이 된다는 의미였던거 같지만 그게 태생적으로 많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는 저예산 영화가 욕심 낼 수 있는 텍스트는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다른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쫓기엔 너무 나약한 이야기였다. 

 

어느 순간부터는 더 이상 배우의 필모를 정주행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배우들은 작품을 찍다보면 좋은 작품으로 완성되는 경우도 있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지만 오직 배우만 좇으며 그걸 다 보는건 '내가 이 배우 작품 다 챙겨볼 정도로 좋아합니다!'라고 말하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근데 조셉 고든 레빗은 워낙 과작하는 배우니깐.. 거기다 아마존 프라임 다시 가입할 일은 없을 듯해서 영화가 안좋을걸 알면서도 봤다. 역시 무의미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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