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18. 7. 3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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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2'는 무척 재밌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여름 성수기에 어울리는 멋진 영화이다. 마블을 비롯해 히어로 장르의 광팬인 사람뿐만 아니라 복잡한 히어로 물에 염증이 난 사람까지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멋진 작품이다. 


그렇지만 나는 인크레더블2에 감탄한 부분보다는 아쉬운 부분이 더 많았다. 가장 아쉬웠던 건 이 작품이 잘 타게팅 된 블록버스터 상업 영화 이상의 야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크레더블 1편을 포함한 기존의 픽사 작품이 보여줬던 인상적인 영화들은 '도리를 찾아서'와 '인크레더블2'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10년이 지나서야 나온 후속작이다) 두 작품 모두 픽사의 최고 흥행 성적을 달성했지만, 기존 작품보다 뛰어나서 그렇다기보단 이전 작품들을 답습하는 안정적이고 상업적인 제작의 승리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픽사 흥행의 정점인 두 작품은 결국 다른 장르 영화들의 성공과 비슷한 방식인 것이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1편의 구성을 그대로 가져온 조금은 안일한 판단에 관한 것이다. 

아마도 2편의 출발은 '1편의 구성을 그대로 가져오되 미스터 인크레더블이 아닌 일라스티 걸 중심으로 이야기를 짜보자'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리고 중반부까지는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일라스티 걸을 선택하는 이유도 억지스러움이 없고 인물들의 감정도 자연스럽고 설득력이 있다. 육아와 가사를 맡으며 우왕좌왕하는 미스터 인크레더블과 17가지 초능력을 보이며 감초 역할을 확실히 하는 잭잭 또한 제 몫을 다한다. 그렇지만 이야기의 마무리까지 1편을 답습하는 모습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1편의 클라이맥스를 보면 바이올렛과 대쉬 남매가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2편에서 두 남매를 떠올리게 만드는 인물들은 능력이 제한된 히어로들이다. 그렇지만 제작진은 빈약한 빌런의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이들을 사용했고, 특별히 감동을 주지 않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물론 히어로 장르에 감동 따위 없어도 그만일 수 있다. 그렇지만 어쨌거나 1편의 구성을 답습하는 과정에서 그 이상의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인크레더블 시리즈가 기대되는 건 3편에서는 1, 2편과 확연히 다른 이야기가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인크레더블 가족을 비롯해 히어로들의 능력을 제약할 구실이 없어졌고, 3편의 빌런으로 추측되는 언더마이너 또한 굉장히 흥미로워서 어쩌면 2편은 조금 쉬어가는(혹은 시리즈의 재시작을 알리는) 작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사족을 덧붙이자면 17가지 능력을 지닌 잭잭은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언젠가는 한 가지 능력을 가진 어린이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어디까지나 나의 상상이니까... 아님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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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