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1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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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전 작품이지만 얼마 전에 영화와 소설을 접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재밌다는 것이다. 

작가의 말에도 잘읽히는 소설을 쓰고싶었다는 말을 썼던데 

정말 잘읽힌다. 

심지어 영화도 재밌다. 

영화와 소설 모두 앉은 자리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본 흔치않은 케이스다.


영화를 먼저 봤기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감우성 배우와 엄정화 배우의 목소리가 음성지원 됐는데 캐스팅이 정말 탁월했음을 두번 느꼈다. 


영화의 각색은 원작을 매우 충실하게 따라갔는데

가장 뚜렷한 차이는 준영의 가족 이야기들을 대부분 덜어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한 편의 영화처럼 느껴지도록 쓴 소설인데(그래서 단락을 구분하는 기호도 시나리오처럼 #을 쓰고있다.)

그것이 단순히 작가의 임의적 설정이 아니라 내용과 부합하는 설정이므로 설득력이 있다. 

그럼에도 영화라는 매체와 맞지않는 장면이 있다면 준영이 가족들에게 지식으로 무장한 설교를 늘어놓는 장면들일텐데 그 부분들은 이야기의 중심이라기보다 부연설명에 가깝기 때문에 덜어낸 것이 타당한 판단으로 느꼈다. 


나는 겷혼적령기의 나이는 아니지만 한살두살 먹어감에 따라 결혼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들이 좀 더 피부에 와닿는 면이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소설 중에 하나가 양귀자의 모순이었다. 어떻게보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결국 준영이 은희와 결혼하지 않은 이유가 그 자신이 가야할 길 혹은 가고 싶은 길을 회피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욕망과 두려움을 텔리버전 채널 돌리듯 외면할 수 있는게 현대인이라는 것이다. 그런 결론은 모순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닮은 두 작품. 함께 읽으면 확실히 좋을 두 작품이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 이만교
국내도서
저자 : 이만교
출판 : 민음사 200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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