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15. 2. 21.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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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비글로우 감독 제레미 레너, 안소니 마키 주연의 허트 로커입니다. 

이라크 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폭발 제거반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전쟁에 중독되다시피한 제임스(제레미 레너)를 중심으로 샌 본(안소니 마키)과 엘드리지(브라이언 개러티)로 구성된 폭발 제거팀은 이라크전 로테이션까지 남은 38일동안 무사히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요? 

제로 다크 서티의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가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쥔 허트 로커입니다. 

허트 로커는 작품상까지 수상하기도 했죠. 


역시 굉장한 힘이 있는 영화입니다. 2시간 내내 굉장한 텐션을 보여주는 데도 영화에서 다루는 내용이라곤 폭발을 제거하는 거 말고 별다른 내용이 없는 독특한 영화이기도 하죠. 



영화의 중심이 되는 폭탄 제거반의 리더 제임스는 굉장히 호전적인 인물로 묘사되어있습니다. 자신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다른 처리 방법을 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에 홀린 듯 폭탄을 해체하는 그의 눈빛은 광기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제임스의 미친듯이 폭탄을 해체하는 모습을 보다보면 전투의 격렬함은 마약과 같아서 종종 빠져나올수 없을 정도로 중독된다는 도입부의 자막이 떠오르게됩니다. 폭탄 해체에 빠진 그의 행동은 같은 팀원들의 반감을 사지만 결코 단순한 폭력성이나 호전성으로 치부해버릴수 없는 기묘한 성격을 보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사막 한가운데서 적과 대치된 장면에서 알수 있는데요. 동료들이 죽어나가는 급박한 상황에서 제임스는 폭탄 해체할때와는 전혀 다른 인물인 것처럼 침착하게 동료를 배려하며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죠. 



그렇다고 제임스를 단순히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다른 사람들을 구하는 천사같은 인물로 묘사할 수도 없습니다. 영화의 후반부 샌 본과 대화하는 장면은 제임스란 인물을 어떤한 모습으로도 규정짓기 힘들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그는 정의나 인류, 국가 같은 거창한 것을 위해서 싸운 것이 아닙니다. 자신도 알 수 없는 전투의 격렬함에 자기도 모른 채 중독되어 800번이 넘는 목숨을 건 폭탄 해체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죠. 



아이러니한 것은 굉장히 나쁘게만 느껴졌던 인트로의 전투 중독에 대한 자막이 제임스의 경우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 선으로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전쟁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숙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상생활로 돌아간 제임스를 다시 전장으로 부른 것은 전투 중독이 아닌 전쟁의 참담한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이러한 마무리는 어떠한 우연으로 전쟁이 유익한 점이 있다할지라도 결국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보여주고 있습니다. 


2시간 동안 긴장을 놓치 않게 만드는 강력한 연출, 혹독한 환경을 이겨내고 전장을 섬세하게 잘 표현해낸 배우들과 스텝, 그리고 선명한 주제의식까지.. 10점을 줄 수밖에 없는 영화네요. 



허트 로커 (2010)

The Hurt Locker 
7.9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
출연
제레미 레너, 안소니 마키, 브라이언 개러티, 가이 피어스, 랄프 파인즈
정보
전쟁, 액션, 드라마 | 미국 | 130 분 | 201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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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