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5. 15:25
반응형

 

오래 전부터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밀리의 서재에 있길래 호다닥,, 읽어보았다. 

 

가끔 외국 에세이를 보다보면 정말 독특한 필력으로 재담꾼이라 불리는 작가를 만날 때가 있는데

막상 읽어보면 왜 그리 불리는지는 이해가 되나 생각보다 글들이 좋지는 않아서 뭐지 싶었던 적이 몇 번 있다..

 

물론 문화적 차이와 그 위트를 다 가져오기 어려운 번역의 한계 때문이겠지만

내 생각엔 김중혁이야말로 한국에서 가장 위트있는 글을 쓰는 에세이 작가가 아닌가 싶다.

(물론 김중혁의 소설도 훌륭하다. 그렇지만 에세이에서 더 독보적이다)

 

10년 전에 출간된 책을 읽고 이런 말을 하기가 좀 뭣하기도 하지만 ^^;

반대로 말하자면 10년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의 글은 유효하다. 낡은 느낌이 없다. 

 

메이드 인 공장은 김중혁의 입체적인 공장 산책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견학도 아니고 산책이라 칭할만큼 공장의 전반적인 시스템이라든지 기술에 관한 전문적인 내용은 없다. 

가끔 그런 내용을 설명할 때에도 보통의 사람들도 모두 쉽게 이해할만큼 아주 기초적인 내용만 설명을 한다. 

 

그보다는 보다 감성적인 영역을 건드는데

만약 내가 그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이었다고 상상을 해본다면 

권태롭고 지겹고 벗어나고픈(아닐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생각은 이렇지 않을까,,) 그러나 없어서는 안될, 애증의 감정이 있는 나의 일터를 이렇게 감성적이면서 낭만적으로 묘사를 해주다니.. 뭉클한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내가 공장에서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일터를 찾아와서 글을 써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아마 특별히 쓸 말이 없어서 작가님 사적인 이야기가 잔뜩 곁들여질 가능성이 크다...ㅋㅋㅋ)

 

재미도 있고 소소한 잡지식도 얻고 누구에게나 추천해주고픈 좋은 기획의 책이었다. 

반응형
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