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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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통해 알게된 책. 제목이나 홍보 문구를 보자마자

아! 내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책이구나... 느끼며 바로 보았다. 

 

그런데 이게 왠걸.. 책 앞 부분에서는 제목과 홍보 문구에 걸맞게 불편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하는지 얘기하는 척하더니.. 그걸론 할 말이 없었는지 그 뒤부턴 줄창 단어 하나하나에 대한 불편함을 이야기하며 이 책을 읽는 우리의 입을 더욱 틀어 막아버린다. 

 

사실 이 문제의 답은 간단하고 심플하다. 

단어 하나하나에 예민하고 굴기보다 서로 말의 본의를 헤아리고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것. 

 

물론 각 분야에 진심이고, 잘 알수록 단어 하나하나의 늬앙스에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여진다는 저자의 말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사회적 약속인 언어를 본인들 입맛에 맞게 무턱대고 바꾸겠다는 수많은 움직임이 과연 좋은 방향일까?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글 또한 좋지 않았다. 

책을 출간하기 위해 쓴 글이라기보다... 여기저기 쓴 글들을 대충 모은 느낌? 

하나의 글 안에서도 이 얘기 했다 저 얘기 했다 하는 경우도 많고 

뜬금없는 비유를 하는 경우도 많고.. 

작가인데도 불구하고 필력이 굉장히 떨어지는...

 

공감할 수 없는 내용도 무척 많았는데 

이를테면 담배꽁초와 관련된 내용에서는 본인은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선 겨우 금지라는 단어를 썼다고 무슨 대단히 어마무시한 단어를 쓴 것마냥 호들갑을 떠는것이 정말 제목과 정반대로 독자를 아무 말도 못하게 만드는 이상한 글이었다. 

판교사투리도.. 다른건 그렇다쳐도 프로그램명 같은 고유명사를 예시로 드는건.. 그냥 억지로 떼를 쓰는 것이나 다름 없었고,

이 외에도 그냥 하나하나 열거하자니 너무 길어지도록 사려깊지 못하고 근거 부족한 주장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불평불만을 털어놓기는 쉽다. 

잘난체하며 이건 이렇게 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하기도 쉽다.

그러나 그 주장이 타당한지, 여태까지 왜 그런 관습이 이어졌는지, 그런 관습이 사라졌을 때 부작용은 없고, 상처받는 사람은 없는지 헤아리는 일은 어렵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다. 

그러므로 언어는 변한다. 

사회적 약속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변할 수 없는 것이다. 

호칭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 호칭을 급격하게 바꿨을 때 불편한 사람의 마음도 헤아릴 필요가 있다. 

설사 내 말이 맞더라도 수십년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의 방식을 존중할 필요도 때론 있다.

우리가 그들보다 무조건 우월하지도 않고, 그들은 우매하며 계몽의 대상이 아니다. 

 

이 책이 부족한 점은 너무너무 많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그저 얕은 깊이로 불평만 일삼는 점이란 것이다. 

최악은 그래놓고 아닌척 제목과 홍보문구로 위장했다는 것... 

뭐 이런 책을 처음 본 것도 아니지만 

오랫동안 기다려 온 책이었던만큼 실망과 배신감도 더욱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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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