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원작의 영화. 동물원의 동물을 연기한다는 설정은 가져왔지만 그 이외의 것들은 거의다 바꿨다고 봐도 무방한 듯싶다.
로펌에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 동물원장이 된다는 설정은 치밀하지는 않아도 간결하고 코미디 영화를 위해 짧고 압축적으로 나쁘지 않은 설정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이 작품 역시 악역들이 너무나 전형적인 악당들이어서 악의 극단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사회적 메세지를 주려하는 부분들이 설득력도 떨어지고 재미도 없다. 애초에 관객에게 메시지로 강한 인상을 주기엔 설정들이 가벼운데 이 영화의 약점이 될만한 부분들이 영화의 클라이맥스가 되어야할 타이밍에 임팩트 없이 분량을 채우고 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착하고 편안한 극 진행이 된다는 점에 있어서 손재곤 감독의 연출 역량이 잘 발휘된 부분도 있으나 전작에 비하면 개그타율이 많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봐야겠다.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할애한 분량이 많다보니 개그 빈도가 많이 떨어진다. 동물 옷을 입고 동물인 척하는 배우들이 귀엽고 미소가 지어지기는 하지만 크게 배를 잡고 웃을만한 개그도 없고 대단히 특별한 사건도 없어서 큰 인상없이 2시간이 지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한국 코미디영화 보다는 재밌게 보기는 했다. 귀엽고 착한 이야기에다가 어느정도 설정의 허술함만 이해해주면 크게 거슬리는 것 없이 매끄럽기 때문이다.
한가지 아쉬운건 너무나 뻔하고 클리셰적인 마지막 30분을 좀 더 도전적으로 바꿔보면 어땠을까 싶은 것..
하긴.. 곰에게 물리는 장면도 꽤 도전적이긴한데.. 일단 전혀 웃기지가 않다. 애초에 웃길 생각도 없었던걸까?
웃기려했다면 전형적인 악인으로 설정되어있는 박혁권 씨가 맡은 캐릭터가 무얼 하는게 좋은 판단이 아니었고
웃길 생각 없었다면 애초에 까만코랑 그 생쑈를 할 이유가 굳이?
굳이 그 아이디어를 쓸거 였으면 진작에 박혁권 캐릭터도 개그캐로 만들었어야 했다.
여러모로 조금 아쉬운 부분.
그리고 비서 역할을 맡았던 서현우 씨도 상당히 좋은 배우인데
이 정도로 괜찮은 배우가 캐스팅 됐다면 비서 분량을 늘리고 박혁권 캐릭터도 조금더 개그화 시켜서 교류를 늘리는 편도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고릴라 탈을 쓰고 편의점 다 때려부수고 이런 설정보다는 나았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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