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2023. 10. 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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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연구소라는 상당히 흥미로운 이름을 가진 가게. 

연구소라는 작명이 음식을 어떠한 태도로 대하는지 직관적으로 알려주기는 하나 썩 입맛을 돋우는 느낌은 아닌데, 고등어 솥밥이라는 메뉴나 가격, 후기 등이 흥미로워서 줄곧 근처를 들를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고등어 솥밥. 

최근에 메뉴 변동이 조금 있었나보다. 블로그에서 볼 수 없었던 미니소바가 생겼다. 솥밥과 소바 둘다 먹어보고 싶은데 고민인 분들은 걱정없이 미니소바를 주문하면 된다. 

 

솥밥은 그 자체로도 훌륭하고 깍두기와 곁들어먹어도 더없이 좋다. 

안내하는대로 와사비, 간장과 함께 비벼먹고, 또 오차츠케에 말아서 먹고 거기에 또 간장, 와사비를 곁들여먹기까지하면 어느덧 한그릇 뚝딱이다. 어찌 생각하면 조금 존재감이 약하다고 느껴질정도로 고등어가 비리지 않으니 고등어를 좋아하지 않는 분이거나 비린 맛에 민감한 분들도 부담없이 시도해볼 만하다. 

고등어 소바와 고등어 어묵.

소바의 국물을 한 입 먹은 순간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교토 도노다우동에서 먹었던 니싱소바였다. 

국물 맛이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비슷한 유형의 국물을 만나기가 쉬운 일은 아니기에 단번에 매칭이 되었다. 

도노다우동이 조금 더 진한 국물 맛이라면 이 곳의 국물은 조금 더 밸런스를 갖췄다고 해야하나?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접하는 국물에 비해서는 이 곳도 충분히 진하다. 

소바에 대한 인상도 도노다 우동과 비슷했는데 함께 나오는 생선이 국물에 깊은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고, 각자의 재료가 합쳐진 느낌이었다. 

 

솥밥의 고등어가 굉장히 깔끔했다면 소바의 고등어는 고등어 특유의 맛이 충분히 느껴지는데, 아무래도 익힌 생선이 들어간 면요리를 우리나라에선 자주 먹지는 않다보니 거부감이 있으신 분도 충분히 있을 듯하다. 

 

사이드로 시킨 고등어 어묵. 어묵탕이라는 말이 맞으려나? 국물 베이스가 고등어 소바와 같기때문에 사소한 차이는 있겠지만 같은 국물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아마 미니소바의 국물도 같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솥밥+미니소바 조합을 압도적으로 추천한다. 

어묵 자체는 돈이 아깝지 않을정도로 굉장히 고급지고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만약에 점수로 평가를 했다면 어묵의 점수가 제일 높았을지도..ㅋㅋ 

 

가격대를 보아도 알겠지만 최상급의 하이엔드 음식을 지향하는 곳이 아니다. 

너무 비싸지 않은 가격대에서 괜찮은 퀄리티의 솥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지는. 집근처였다면 정말 자주 갔을 것같은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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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