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18. 3. 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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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진지하게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래서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물론 모든 관객이 하는 질문이기도 하겠지만

좀 더 여러 영화를 접하다보면

자연스레 감독의 의도 못지않게 

나만의 해석 또한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감독의 의도를 좇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나만의 관점으로 영화를 보고 있는 자신을 신기하게 발견하기도 한다. 


더욱 신기한건 어느정도 확신을 가지고 인터넷을 살펴봤을 때 

자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반응들이 무수히 많다는 걸 알게됐을 때이다. 


때로는 아주 끔찍한 경험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즐겁고 흥미로운 현상이다. 


다양하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것은 

그래서 즐거운 일이다. 


레니 에이브러햄슨의 영화 프랭크가 바로 그런 영화이다.

안봐도 비디오일꺼 같은 사내의 이야기는

생각만큼 뻔하지는 않은 영화의 내용에 한번 놀라고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감상에 두번 놀라게 되는 영화이다. 



영화를 보던 도중 

furthest corner를 프레디's 코너 쯤으로 듣고는 

문득 쓸데없이 어디서 나온말인지가 궁금해서 

한참 검색하다 영문자막의 도움을 받고 

겨우 furthest corner라는걸 깨닫게 되었다 -_-;;


근데 운명의 장난인지 

furthest corner라는 단어는 영화의 주제를 

어느정도 관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밴드 멤버들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서

최고치의 음악을 뽑아내려는 프랭크와

그에 응하여 극한의 상황만이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뽑아낼 수 있다고 믿는 존.


하지만 영화의 후반부

프랭크가 극한의 상황을 겪었던 곳-블러프에서

사실은 극한의 상황과 음악적 재능은 무관하다는 사실을 존은 깨닫게 된다. 


그가 바라보던 현실은 어쩌면 프랭크의 가면처럼

허상에 지나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존의 모험(?)을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 

영화에서 처음으로 몸을 흔들지 않고 진지하게 노래를 부르던 

프랭크의 'I love you all'을 듣는 존의 표정, 그리고 클럽을 떠나는 존의 뒷모습은

Soronprfbs 멤버들에게도 존에게도 

그 시간들이 결코 무의미하지는 않았다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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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과거에 썼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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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