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18. 3.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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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게이라고 커밍아웃한 제레미는 10년 동안 사귄 남친 앙투안과 결혼을 앞고 있습니다. 그러나 파티에서 실수로 아름다운 여인 아드나와 관계를 맺게되고, 그녀의 매력에 묘하게 끌리며 갈등을 겪는 영화 난 그녀와 키스했다 입니다. 


처음 30분 동안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동성애를 이렇게 가볍고 상업적으로 다룬다는 거 자체가 그만큼 프랑스 사회가 동성애에 열려있다는 방증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게 다 오해였다는 걸 영화가 진행되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동성애를 다룬다고 무조건 그에 관해 심도깊은 메세지를 던질 필요는 없습니다. 어찌됐건 이건 상업영화니까요. 근데 문제는 재미도 없다는 것. 그다지 설득력도 없고, 괜찮은 장면이 조금 있긴하지만 것보다 영화 전체의 불쾌함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가장 싫었던 건 주인공입니다. 혼란스러운 마음이야 알겠지만 이리저리 속이면서 문제를 회피하기 급급합니다. 그보다 더 싫은건 이렇게 비겁한 주인공인데도 불구하고 감독 편한대로 문제를 해결시켜 갈등을 없애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사귀고 결혼준비까지 했는데도 너무나도 쿨하게 헤어지죠. 물론 문화와 개인의 차이를 말이 안된다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적어도 제레미와 앙투안 사이에 진지하게 대화하는 장면 하나 정도는 넣었어야 했다고 봅니다. 그야말로 수박겉핥기 식으로 소재를 다루고 있고, 정작 중요한 대목에선 비겁하게 넘어가버리니 이게 무슨... 이럴거면 차라리 동성애 소재를 택하지 않는게 좋았죠. 당연히 영화의 핵심이 될 부분을 회피해버리니 이야기의 힘이 없습니다. 더 어이없는건 가장 큰 다툼이 일어나는게 주인공 가족 사이의 다툼이라는 겁니다. (혹은 주인공 친구로 등장하는 샤를 커플) 결혼 준비하던 커플은 너무나 쉽게 서로를 이해해주고 헤어지는데 어찌 가족 사이는 그보다 훨씬 작은 문제를 가지고도 그렇게 싸우나요? 게으른 시나리오의 한계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 장점을 꼽자면 아드나 역의 애드리애너 그라지엘을 꼽고 싶습니다. 게이가 반했다그래도 설득력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를 가지고 있더군요. 물론 배우는 매력적이었지만 아드나 캐릭터는 별로였습니다. 애초에 이 영화 자체가 캐릭터 형성이 서툴러서 그나마 매력있는 캐릭터가 주인공의 동업자이자 베프로 나오는 샤를인데, 이마저도 굉장히 전형적인 캐릭터이긴 하죠.


그래서 결론은 독특한 소재를 갖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수많은 영화에 또 한 편이 추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단점을 감수하고 봐야될 이유를 못찾겠어요.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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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