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풍로옥 - 어복쟁반과 평양냉면

울산 사람이 아니어서 잘은 모르지만

듣자하니 울산 유일한 평양냉면 집이라는 풍로옥. 

그러나 듣자하니 평양냉면 맛이 보통이 아니라기에 기회가 되면 찾아보리라 마음 먹고 있던 차에

울산을 찾게되어 폭우를 뚫고 ㅠㅠ 겨우겨우 풍로옥에 갈 수 있었다. 

 

저녁 겸 술 한 잔을 위해 특별하게 어복쟁반을 주문했다. 가격은 65000원. 

푸짐한 소고기와 백목이 버섯이 눈에 띄는데 백목이 뒤로 살짝 보이는 생고기는 제비추리이다. 

나머지 소고기는 소 내장과 양지 부위라고..

육수를 붓고 끓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직원분이 오셔서 백목이를 먹기 좋게 잘라준다. 

제비추리만 잘 익혀서 먹기만 하면 된다! 

너무나 부드러운 고기와 다양한 야채들의 어우러짐은 두말이 필요 없는 맛. 

그야말로 술을 부르는 맛이다. 

인상깊었던 것은 직원분들이 너무나 친절하셔서 수시로 매장을 돌아보며 밑반찬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육수가 부족하지는 않은지 체크하고 바로바로 채워주신다. 

 

맛이야 훌륭했지만 사실 둘이서 먹기에는 조금 많은 양이다. 

왜냐면 평양냉면을 안먹을 수 없기에...ㅋㅋ

마음 같아서는 45000원 정도로 가격도, 양도 조금 줄인다면 둘이서 어복쟁반 먹고 평양냉면까지 즐기기 딱 좋지 않을까 싶지만 어쩔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풍로옥에는 후식용 냉면이 따로 있다는 것. 가격은 8000원.

메밀 80%의 면인데 국물은 평양냉면의 최근 트렌드와는 조금 다르게 대단히 슴슴하고 오히려 면이 조금 간간하게 느껴졌다. (근데 그게 국물과 대비되어서 그런건지 풍로옥의 면이 진짜 조금 간간한 편인건지는 잘모르겠다. ㅎㅎ 아마도 전자?)

서로서로 스타일이 다른거니 풍로옥의 평양냉면이 최고라고 콕 찝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평양냉면 한 그릇만 놓고 봤을 때는 흠잡을 곳 없는 맛. 

어복쟁반을 너무나 맛있게 먹었지만 그 때문에 온전한 평양냉면을 한 그릇 못먹는다는게 아쉬워지는 맛. 

 

모든게 너무 좋았지만 한가지 사소한 아쉬움을 꼽자면 고기가 너무 두꺼웠다. 

고기의 맛은 훌륭했지만 조금 두꺼워서 냉면과 어우러지기보다 혼자 독식해버리는 스타일? 

다른 곳의 냉면처럼 면과 함께 먹기보다 오히려 고기만 단독으로 즐기는 것이 적절한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내가 울산 사람이었다면 자주 방문해서 전 메뉴 다먹어봤을 듯...

다음에 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그 땐 수육을 먹고 냉면은 온전한 한 그릇을 시키지 않을까 싶다..

포기할 수 없는 선주후면의 매력..ㅋㅋㅋ 

아무튼 너무나 즐거운 식사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