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양꼬치와 그보다는 조금 낯선 북해도식 양갈비 구이 그리고 조금씩 생기고 있는 양고기 수육집 정도? 이정도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양고기 가게인 듯하다.
북해도식 구이 프랜차이즈로는 징기스와 라무진이 친숙한데 개인적으로 특별히 선호하는 브랜드가 있지는 않다.
둘다 비싸고, 둘다 맛있다. ㅋㅋ
그렇지만 라무진이 조금 차별화 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마늘밥이 있다는 것!

마늘밥 3000원.
대략 3~4년 전쯤? 라무진에 처음 갔을 때 먹었던 마늘밥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버터와 마늘을 어찌나 때려박았던지... 밥그릇 밑에 고여있던 녹은 버터의 폭력적 자태만큼이나 맛도 폭력적이었다.
무엇보다 나를 매혹시켰던건 강렬한 마늘의 맛이었다.
그런데 꽤 오랜만에 온 라무진의 마늘밥은 이전과는 달랐다.
약간 시스템 개편(?)이 있었던 탓인지.. 대폭 너프된 마늘밥의 모습에 눈물만 ㅠㅠ
이제는 더 이상 마늘도 버터도 때려넣지않고 밥만 많이준다. 이건 그냥 마늘향 0.0001% 첨가한 밥인데..
내가 원한건 그냥 공기밥이 아닌데.. 다시는 안 시킬것 같다.

이전엔 주지않았던 양고기무국(?) 같은 느낌의 양갈비탕.
다른 블로그 보니 고기도 들어가있던데 나는 없었다. 치사해
그래도 술 먹을 때 국물이 있으면 좋긴하다. 맛도 평범하게 괜찮은 편.

고추 잔뜩 들어간 양념장.
특별히 존재감이 있지는 않다. 함께 주는 소금도 있고 요청하면 와사비도 주시니 취향껏 먹으면 된다.
어떤 조합도 양고기의 자리를 넘보지 않고 조용히 뒤에서 서포트 해준다. 훌륭한 조합이다.

양갈비가 참 기름지다. 그 풍미가 대단하지만 이런 야채절임으로 입을 씻어주는 일도 필요하다.
라무진이 대단한건 이걸 테이블당 하나 주는게 아니라 인당 한 그릇씩 넉넉히 준다는 것.
이거야말로 확실한 UX 설계이다.

나는 양갈비를 먼저 먹고 양고기를 추가 주문했다.
예전에도 양고기가 있었던가? 처음 보는 거 같아서 시켜봄.
갈빗대가 나오는 프렌치랙이나 양갈비랑 다르게 순살로 나온다.
두툼한 깍두기 형태로 잘라주는 것과 다르게 얇은 구이식.
가격인 비슷한데 뼈 무게가 없으니 조금 저렴하다고 봐야하나?
그렇지만 맛은 확실히 차이가 난다. 나의 취향은 양갈비의 압도적 승리.

야채 또한 넉넉히 구워준다. 필요한 것을 물어보고 더 구워준다.
야채절임도 그렇고 구워주는 것도 그렇고 야채가지고 쩨쩨하게 구는 일은 없다.
비싼만큼 맛있게 먹기 위한 서포트가 확실하다.
그리하여 너무나 맛있는 식사를 마쳤다.
양갈비의 풍미를 잔뜩 즐겼음에도 불구하고 마늘밥의 너프는 라무진을 찾을 독보적인 이유가 사라진 느낌.
그래도 쓰다보니 징기스보다는 조금 나은거 같기도하고? 뭐 뭐가됐든간에 양고기는 항상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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