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성시경 등등 셀럽들이 방문하여 굉장히 핫해진 여의도 화목순대국.
사실 나는 핫한 음식점은 일부러 피하는 편이지만
지인이 여기는 한번쯤 가볼만하다며 나를 이끌길래 못 이기는 척 따라 나섰다.
직장인이 주 타겟인 여의도 답게 일요일 휴무.
나는 사람들이 몰릴 것을 대비해 오픈 시간보다 15분 빨리갔지만
역시나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오픈 전부터 줄이 꽤 길었다.
화목순대국은 바로 옆에 별관이 하나 더 있는데 별관이 있다고 해봐야 둘 다 작은 규모다.
그런데 움직임을 보니 별관도 바로 오픈 하는건 아닌거 같고 어딘가 좀 아슬아슬하다 싶더니
아니나다를까 바로 내 앞에서 만석이 되어버렸다 ㅠㅠ
오픈 시간에 들어가더라도 주문받고 음식나오고 하려면 20분은 걸린다. 거기에 먹는 시간까지 더하면..
그렇지만 어쩔 수 없다. 그냥 서서 많은 것들을 구경할 뿐..
화목순대국의 구조는 굉장히 독특하다.
주방이 1.5층 위에 있는 구조. 오픈 시간 이전에도 상당히 바빠 보이던데
오픈하고 손님이 들어와도 그제서야 주문 받은 것들을 본격적으로 조리하는 모양이다.
음식이 나오는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
강한 화력을 보고 있자니 재료 손질은 한다치더라도 집에서는 도저히 따라할 수 없는게 자명해보인다.
주방이 1.5층에 있다보니 음식이 나올 때도 홀에서 손을 머리 위로 들어서 음식을 받아야한다.
저게 한두번이면 그러려니할텐데 하루에도 백번 넘게 저런 식으로 서빙하는게 보통 사람이 할 일은 아닌듯 싶다.
관절은 괜찮으시려나 쓸데없는 걱정이..ㅋㅋ
화목순대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가 국밥집인데도 브레이크 타임이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마감시간 이전에 재료소진으로 문 닫는 경우가 더 많다고하니 이렇게 줄을 서는데도 맛을 유지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싶다.
그래서인지 사장님의 고객응대도 눈에 띄는데,
그리 넓지않은 홀이지만 혼밥하러 온 손님도 아무런 눈치 주지않고 6인 테이블에 그냥 앉혀버린다.
오히려 손님이 머쓱해하면 상관없다고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장님.
모든 식당이 따라하기는 힘들겠지만 2, 3인 예약도 안받는 식당이 있는 판국에 이것이 진짜 참된 요식업자의 마인드구나 싶은 생각이 들긴한다.
정말 튼실한 내장탕. 같이 간 지인은 순대국을 시켰는데 순대도 나쁘지가 않았다.
내장이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지만 한그릇 잔뜩 먹으니 끝에는 좀 느끼한 것도 사실이어서 오히려 순대국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부산사람인 나는 국밥하면 무조건 돼지국밥이고 순대국밥은 가끔 별미로 즐기는 개념이었는데
서울에 올라와보니 '국밥=순대국밥'의 개념이었다.
오히려 간판만 순대국이라고 달아놓고 순대는 취급도 안하는 집이 있을정도니..ㅋㅋ
서울에서 순대국이라는 것은 어느정도 상징성의 개념도 있는 것이구나 싶은 생각이.
나야 국밥은 최고의 맛집보다도 접근성 좋은 곳이 좋다는 생각이지만
같이 간 지인은 국밥에 진심이라 덕분에 유명하다는 순대국집을 여럿 방문해보았는데
확실히 화목 순대국은 기나긴 웨이팅을 뚫고 한번쯤 가볼만한 식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요즘같이 음식의 지역적 특성이 옅어지는 시대에
화목순대국이야말로 서울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
너무 맛있게 먹었지만 배부른 것보다도 느끼해서 더 먹기 힘들었는데
지인은 알뜰살뜰하게 내장공기까지 시켜서 야무지게 먹었다. ㅋㅋㅋ
나는 혹시나 재방문하더라도 내장공기까지는 필요없을듯.
아무튼 다시가기는 힘들겠지만
한번 쯤은 가볼만 하다에 절절하게 공감되었던 화목순대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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