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2022. 12. 4.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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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여행 중 들린 아라시야마. 기분좋게 죽림을 한바퀴 돌고 나왔을 때 %아라비카, 일명 "응커피"를 만났다. 

이번 일본 여행은 유독 유명한 카페와 연이 없어서.. 줄이 적지않게 길었지만 그래도 카페고 테이크아웃 줄이기 때문에 너무 오래 걸리진 않을거라 생각하고 일단 줄을 섰다. 근데 날이 묘하게 춥고 진짜 줄은 더럽게 안줄어들고.. ㅠㅠ 

 

한 20분? 예상하고 섰는데 주문하기까지 40분 걸렸다. 커피 받는데 10분이 또 걸렸다. 내가 커피를 50분 기다려서 먹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ㅠ 응커피는 라떼가 유명한데 날이 추우니 죄다 따뜻한 음료를 시켜서 우유 스팀친다고 시간이 더 오래걸린듯 했다. 

일본 사람들은 말차를 좋아해서 그런지 아니면 %아라비카가 말차라떼도 유명한 것인지 생각보다 말차라떼 먹는 사람도 많았다. 교토라떼라고 연유가 들어간 라떼도 있는데 너무 별 생각없이 카페 라떼 한잔, 아메리카노 한잔 주문해버렸다. 사이즈도 고를 수 있는데 가장 큰 사이즈 시켜도 톨사이즈 정도이니 그냥 큰 사이즈 시키면 된다. 

 

50분이나 기다렸지만 솔직히 그다지 기대를 안했다. 줄서는 것과 맛은 비례하지 않으니까. 그냥 체험의 의의를 두었는데.. 어랏,, 생각외로 맛있었다. 일본은 우유도 맛있다더니 그래서 그런가? 우유의 단 맛이 굉장히 잘 살아 있는 라떼였다. 누군가는 우유맛 밖에 안나는 밍밍한 라떼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그거는 취향의 영역이고 분명 좋은 카페 라떼였다. 

(물론 50분 기다려서 또 먹을 생각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반면 아메리카노는 진짜 수준미달이었다. ㅋㅋㅋ 정말 밍밍하고 맛없었다. 줄이 없어도 안사먹을 정도 ㅠㅠ 이래서 아메리카노 시키는 사람이 없었구나.. 

 

아무튼 생각보다 좋은 인상을 받았기에 몇 달 전 한국에 오픈한 %아라비카도 궁금해졌다. 내가 가장 관심이 가는건 응커피의 우유맛을 잘 살린 라떼가 일본이 우유가 좋아서 그런건지가 궁금했다. 물론 일본의 다른 카페에서 카페 라떼를 사먹어봤기에 당연하게도 일본이라고 다 카페라떼가 맛있을 순 없다는걸 확인했지만 어쨌거나 한국 %아라비카에서 다시 카페라떼를 사먹어본다면 분명히 좋은 비교가 될 것 같았다. 

 

그러다 어제 코엑스에 갈 일이 있었고 조금 헤매다가 %아라비카를 찾을 수 있었다. 

한국 응커피는 별마당 도서관 내부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면 있다. 주말 오후니깐 사람이 가장 많을 시간대였는데도 불구하고 웨이팅 15분?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교토와는 다르게 2대의 머신을 이용하고 직원 수도 2배였으니 당연한 결과겠지만.. 

한국 응커피에서 사용하는 우유는 매일우유 바리스타였다. 나도 이거 한팩 사서 이래저래 먹어보고 싶은데 못구할건 아니지만 상당히 귀찮다 ㅠㅠ 정확한 비교를 위해서라면 한국에서도 따뜻한 라떼를 먹는게 맞았겠지만 두툼한 패딩을 입고 시내를 계속 돌아다니니 좀 더워서 어쩔 수 없이 아이스 라떼를 마셨다. 

 

아이스 카페 라떼는 컵에 얼음 우유 넣고 그 위에 바로 에스프레소 추출하는 방식이었다. 아마도 바쁘니까 샷잔 안쓰는 식으로 운영을 하나보다. 잘섞어주고 한모금 들이켰는데 놀랍게도 일본에서 먹었던 카페 라떼와 상당히 비슷한 늬앙스였다. 우유의 단맛을 잘살린 카페라떼! 누군가는 밍밍하다고 할 수 있는 카페라떼였지만 그건 취향의 영역이고 분명히 좋은 라떼였다. 우유가 달라도 원하는 밸런스를 잘 잡는구나.. 하는 생각에 신기.. 그리고 쉴틈없이 원두를 갈아대는데도 나름 퀄리티 유지가 잘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또 신기.. 

 

아무튼 간에 이제 교토에서 굳이 줄서서 %아라비카를 꼭 먹을 이유는 없는 듯하다. 유사시엔 코엑스에 있는 %아라비카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 물론 그 이전에 굳이 %아라비카 라떼를 꼭 먹어봐야하냐는 근원적인 질문이 먼저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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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