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괴로워>는 2013년에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이야기를 리메이크 했던 야마다 요지 감독이 내놓은 새로운 작품입니다. 국내 개봉명은 <동경가족2>이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동경가족의 후속작은 아닙니다. 야마다 요지 감독이 <동경가족>을 만들면서 작품 속 가족에 대해 만족감을 보인걸로 알고 있고, 그 가족 구성원들을 그대로 옮겨와서 새롭게 가족시트콤을 만든게 <가족은 괴로워>라고 보시면 됩니다.
야마다 요지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굉장히 독특한 시리즈가 있는데, <남자는 괴로워>라고 40편이 넘게 제작된 장수 시리즈물입니다. 가족은 괴로워라는 제목은 여기서 따온 제목이라고 볼 수 있고, 역시 시리즈로 제작되어서 후속작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족은 괴로워>가 동경이야기와 전혀 무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시트콤의 형태이지만 동경이야기의 구성을 따라가고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주제 또한 공통되는 부분도 있구요. 영화의 마지막엔 동경이야기가 직접 등장하면서 이를 확인시켜주기도 합니다.
아버지의 TV 속 동경이야기는 마지막 부분이죠. "가족보다 생판 남인 네가 나를 더 챙겨주었구나"라는 대사가 흘러나오는데 그것은 아버지의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첫째는 이혼 문제를 그저 농담으로만 받아들이고 있고, 며느리는 상당히 노력하고 있지만 영화의 첫장면에서 볼 수 있듯 의사소통이 원활한 관계는 아니죠.
둘째 부부는 아버지가 바람이 났다는 헛다리를 짚어서 탐정을 의뢰하게 되고, 결국 아버지가 쓰러지는 원인을 제공합니다.
이와 반대로 셋째는 부모님의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죠. 며느리는 거기서 더 나아가 실질적으로 아버지에게 해답을 제시하는 사람입니다. 직업부터 간호사로 설정되어 아버지가 쓰러졌을 때 빠르게 응급조치를 취해 별다른 탈없이 넘어갈 수 있었고, 아버지에게 이혼 문제에 관한 결정적인 조언을 건네는 것도 며느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버지에게 동경이야기 속 대사는 스쳐지나갈 수 없는 대사였을 겁니다. 자신의 편익을 생각하지않고, 진실된 조언을 한 사람인 외부인이나 마찬가지인 며느리뿐이었으니까요. 아버지는 며느리의 조언을 그대로 실천하지는 않습니다만 마음을 전달하라는 조언은 받아들입니다. 수십년 세월의 사과로 이혼도장을 찍어주겠다고 말하고 아내는 그 마음이면 됐다며 이혼서류를 찢어버립니다. 그리고 다시 TV속 화면으로 들어가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영화사의 걸작으로 꼽히는 <동경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을텐데, 조금 시간을 내어서라도 동경가족과 가족은 괴로워 시리즈를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 작품들을 동경이야기와 같은 걸작으로 꼽기는 물론 어렵지만, 충분히 흥미롭고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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