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18. 3. 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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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기 전에 의도적으로 혹은 본의 아니게 영화평을 찾아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영화를 먼저 보고 평을 찾아보는 것이 훨씬 더 흥미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판도라의 상자를 열듯 영화평을 찾아보는 것은 참기가 힘들다. 


그 중에서 가장 안좋은 경우를 꼽는다면 

단연 영화에 대한 평이 최고일 때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좋은 영화를 본다는 것은 

당연히 너무나 즐거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영화 감상의 독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기대치가 최상에 달한 경우는

자연스레 약간의 방어기제를 작동하고 영화를 보게 된다. 

그것은 최고라는 평에 생각없이 동조하는 것에 대한 경계이기도 하고

이런 방어기제까지 영화가 무너뜨려주기를 바라는 기대이기도 하다. 


이터널 선샤인은 그런 나의 기대를 더할 나위없이 충족시켜주는 영화였다. 

왜 그 때 나는 이 영화를 몰랐을까..

그 때 이 영화를 알았다면 뭔가 달라졌을까? 

따위의 수많은 상념들이 떠올랐는데

생각에 빠질수록 영화를 다시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주일도 채 지나지않은 오늘 2번째 이터널 선샤인을 보고 왔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었는데

우리는 어쩌면 사라져가는 기억을 붙잡으며 살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이나 두번째나 모두 느꼈던 건 

이 영화를 보고 있는 시간 자체가 행복하게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아픈 과거를 떠올리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를 좋아한다는 건 아픔 속에 행복을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이터널 선샤인 전단지를 보니

국내 여러 아티스트들이 

이터널 선샤인 관련 곡을 만들었다고 적혀있던데 

아마도 내게 '보편적인 노래' 이상으로 

이터널 선샤인과 어울리는 노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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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 선샤인 재개봉 당시 썼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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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