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개봉은 아니지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도 했었는데.. 왜 포스터가 없는걸까요;;
여하튼!!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컬러풀'의 하라 케이이치가 감독하고 카세 료가 주연한 시작의 길(기노시타 케이스케 이야기)입니다.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 이란 작품을 보고나서 영화가 무척 마음에 들어서 하라 케이이치 감독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았는데 유일하게 애니메이션이 아닌 작품이 바로 시작의 길이더라구요.
기노시타 게이스케 감독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영화가 제작되기로 결정되었을 때 하라 케이이치가 각본을 맡기로 했었다고 합니다. 애니메이션 전문 감독답게 애초에 감독을 할 생각은 없었던 거죠. 그러다가 하라 케이이치 감독이 감독을 맡게되었고, 평소에 그의 팬이었던 카세 료가 흔쾌히 출연 제의를 수락하면서 두 사람이 만남이 성사되게 됩니다.
카세 료는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에 출연하면서 국내 팬들에게 굉장히 친숙한 배우가 되었는데요. 자유의 언덕 출연 계기도 홍상수 감독의 팬이어서 함께 작품을 같이 해보고 싶어서라고 하니.. 여러모로 영화에 대한 사랑이 많이 느껴지고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열의가 많이 느껴지는 배우입니다..ㅎㅎ
영화 얘기를 해보자면 2차 세계대전 당시가 시대적 배경입니다. 그 당시 기노시타 게이스케(카세 료)는 영화 감독으로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인데 일본의 군국주의에 따라 그에게도 전시영화를 제작하라는 압력이 들어오고, 그에 따라 전쟁에 관련된 '육군'이라는 작품을 제작합니다만 영화의 라스트 씬에서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 나약하다는 이유로 후속 작품의 지원이 끊기고.. 화가 난 기노시타 게이스케는 영화계를 떠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의 어머니는 몸이 편찮으신 상태라 피난을 갈 수 없는 상태였고, 그가 수레에 어머니를 싣고 산을 넘어 피난을 가는 내용이 영화의 주 내용입니다.
사실 줄거리 상으로는 큰 내용이 없습니다만... 영화를 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드는 영화입니다.
기노시타 게이스케에 대해서도 영화는 참 많은 것을 담고있지만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일본 군국주의에 대한 비판과 반성입니다.
카세 료가 어머니의 얼굴을 닦아주는 장면도 참 명장면이지만 저는 이 두 사람이 대화하는 장면이 참 인상깊더군요.
짐을 옮기는 일꾼으로 고용된 하마다 가쿠는 극중에서 눈치 없고 진중하지 못한 안좋은 캐릭터로 그려지는 데 처음 두 사람이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장면입니다. 영화 감독 신분을 숨기고 영화관에서 일했다고 얘기한 게이스케에게 영화 '육군'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실제로 5분가량의 영화 '육군'의 라스트씬이 삽입됩니다.
전쟁에 참가하는 학도병 행진을 쫓아가며..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부디 아들이 무사하기를 기도하는...
라스트씬만 보아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장면이죠. 바로 이 장면으로 게이스케가 지원을 중단받게 되는데.. 진중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일꾼이 그 장면을 얘기하며 자신이 울었다고.. 너무 좋은 영화였다고 얘기하면서.. 게이스케도 울컥하게 됩니다..
비록 정부는 자신의 영화를 외면했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진심이 담긴 영화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또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는 순간이었겠죠..
영화의 라스트씬에서는 10 여분간에 걸쳐 기노시타 게이스케의 대다수의 작품이 소개되는 장면이 이어지는 데 일본 영화라.. 전혀 모르지만.. 배경음악과 더불어 상당히 숙연하게.. 그리고 무언가 감동적이게 장면을 바라보게 되더라구요..
시작의 길은 이렇게 많은 말을 하지 않는 영화입니다. 영화 자체도 길지 않을뿐더러 대사도 적은 편이죠. 그렇지만 짧은 길이안에서 기노스타 게이스케란 감독에 대해 충분히 많은 설명을 하고 많은 감동을 전해주는 영화입니다..
기노스타 게이스케 감독의 영화가 제작된 배경에는 100주년이라는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세계적으로 알려진 일본 감독에 비해 기노스타 게이스케 감독의 경우 덜 알려진 편이어서 제작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한편으로는 참 부럽더라구요..
저야 예전 영화는 전혀 모르는 축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90년대 이전 영화의 경우 알려진 것이 거의 전무한 상태이니까요..
이처럼 오랜 기간 영화를 만들고 추앙받는 감독도 거의 없다시피하고.. 그게 실질적인 한,일 양국의 영화 산업의 차이인지 단순 우리나라의 경우 부각이 되지않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부러운 면임에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하라 케이이치 감독은 또 한번 저를 실망시키지 않는군요..ㅠㅠ 너무나 좋은 작품입니다..
다들 하라 케이이치의 작품 꼭 보세요.. ! 두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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