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14. 2. 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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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2014)

The Satellite Girl and Milk Cow 
8.7
감독
장형윤
출연
유아인, 정유미, 이돈용, 황석정, 조영빈
정보
애니메이션, 판타지, 어드벤처 | 한국 | 81 분 | 2014-02-20
글쓴이 평점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 포스팅에 썼듯이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를 개봉 당일날 보고왔습니다. 

보게된 동기는 아무래도 정유미에 대한 관심 반 여태껏 본적 없는듯한 국산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 반정도랄까요.. 

솔직히 크게 기대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랬을까요; 영화 시작시간 5분정도 지각하는 바람에 앞에 약간 놓쳤네요;; 딱히 지장은 없었습니다만 ㅎㅎ 


저는 영화보기전에 그다지 영화정보를 찾아보는 편이 아니라서 우리별일호 역시 포스터와 포스터에 적혀있는 한국형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라는것 정도만 알고있는 상태로 영화를 봤는데 

이 영화... 사실상 멜로 영화에 가까운 영화네요;; 

영화 초반만해도 다른 애니메이션처럼 악당을 무찌르고 그 가운데 우리별일호와 경천(유아인역의 얼룩소)이 사랑에 빠지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보면 볼수록 우리별 일호(정유미)와 얼룩소(유아인)의 사랑이 주된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럴거라곤 전혀 생각을 못했어서; 좀 놀랬네요. 


전체적인 스토리는 클럽에서 노래하는 경천은 5년동안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하게 있다가 마음을 잃었다는 이유로 얼룩소로 변하게 됩니다. 한편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이었던 우리별 일호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 수명이 다하게되고 우주를 떠돌다 경천의 노래 소리를 듣고 사람으로 변해 지구로 오게 됩니다. 


얼룩소로 변한 경천은 '마음을 잃어버려' 동물로 변신한 사람을 잡아 태워버리는 소각자와 소의 간을 빼서 돈을 받고 팔아넘기는 장기매매자 오사장에게 쫓기지만 휴지마법사 멀린에 도움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탈출하고 멀린과 일호와 얼룩소경천 세사람이 경천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입니다. 


사실 영화를 보며 아쉬움이 많았는데 일단 가장 큰 아쉬움이 스토리였습니다. 제가 위에 요약한 스토리는 사실 굉장히 초반부 상황설정만 설명해놓은건데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뒤로갈수록 도대체 영화의 중심이야기가 무엇인지 알수가 없고(혹은 이게 영화의 중심이야기라는 것을 믿을 수 없고), 영화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이 많이 빈약한게 사실입니다. 이건 이 영화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스토리 자체도 진부한 감이 있습니다. 얼룩소와 인공위성의 사랑이란것이 영화속에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극복해나가는 것인데 개인적으론 드라마에서 흔히 보이는 재벌 2세와 캔디여주인공의 러브스토리와 별다를바 없이 받아들여졌네요. 


또 하나 아쉬운건 캐릭터인데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임에도 캐릭터의 힘이 많이 부족합니다. 

가장 아쉬웠던건 휴지마법사 멀린인데 겨울왕국으로 치자면 올라프의 역할을 해줘야될 캐릭터인데 일단 성우 더빙이 잘못됐습니다 -_-; 좀 전형적이긴 해도 가볍고 촐랑대는 목소리가 더 어울렸을텐데 그 중후한 목소리란;; 그렇다고 막상 마법사로서 힘을 발휘하는 부분도 별로 없는데 말이죠. 그리고 영화 초반에야 꾸준히 등장하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잘 등장하지도 않고 휴지를 활용한 유머코드도 많이 빈약하게 느껴졌습니다. 눈사람이라는 특성을 활용해 끊임없는 슬랩스틱을 보여주는 올라프와 대조적이죠. 

또 빼놓을 수 없는게 일호와 얼룩소라는 캐릭터인데 얼룩소는 전차남이 떠오르는 모태솔로스타일의 캐릭터. 흔히말하는 되게 찌질한 캐릭터입니다. 유아인 역시 그러한 캐릭터에 걸맞게 잘 더빙했구요. 그러나 캐릭터의 특성은 잘 살았지만 캐릭터들이 매력적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냐하는 문제는... 전 No라고 답하고 싶네요. 이러한 문제는 일호라는 캐릭터와 겹쳐져 더 악화되는데 원래 인공위성이라는 설정상 감정이 풍부하게 표현되지 못한데다가 더빙역시 이러한 설정을 이어서 기계음스럽게했기때문에 더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힘듭니다. 가장 매력적이었던 부분은.. 정유미 목소리가 이쁘다는 정도랄까요 -_-;;ㅋㅋ 

비록 애니메이션이지만 머리를 풀어헤치고 'Let it go'를 부르는 엘사의 모습에 열광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면 영화의 설정상 고철더미와도 같은 일호는 배제하더라도 멀린에게 좀 더 캐릭터적으로 힘을 쏟아부었으면 하는 게 아쉽습니다. 


더빙얘기를 안할 수가 없는데 일단 정유미, 유아인 두 배우들에 대해서는 합격점을 주고 싶네요. 유아인씨는 말안했다면 유아인목소리인지 모를 정도였고 캐릭터에 맞춰서 잘 연기한거 같고 정유미씨는 제가 팬이지만 ^^; 다른 영화에서 또 더빙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ㅎㅎㅎㅎ 인공위성이라는 특성상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더빙한건 이해하는데 그래도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긴했네요. 그래도 목소리는 이뻐요! 

멀린은 조금 아쉬웠고 조연으로 등장하던 북쪽마녀는 너무 기존의 연기자를 떠오르게 해서 좀 아쉽네요. (보시면 다들 같은 분을 떠올렸을 거 같습니다.TV에서 자주 보이는 분인데 이름을 몰라서.. ㅜㅜ) 


영화를 다보고나니 아무래도 장형윤 감독의 의도는 20대 청춘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픈 마음이 가장 컸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이미 포스터라던지 제목부터 20대가 볼 영화는 아니야! 라고 적어놓은듯해서 참 아이러니 하네요. 사실 몇가지 아쉬운 점이 더 있긴한데 너무 단점만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 같아서 -_-;; 이 정도만 하겠습니다. 다만 장형윤 감독의 전작 단편들은 보지못했지만 첫 장편이라는 점과 열악한 환경을 생각해보면 다음 작품이 나온다면 다음 작품도 극장에서 봐줄 생각은 있습니다 ㅎㅎ 부디 다음 작품도 꼭 개봉했으면 좋겠네요. 


선택과 집중이라는 단어가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무척 아쉬운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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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