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15. 2. 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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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입니다. 


한국에선 다른 몇몇 작품들과 함께 거의 고전으로 취급받는 작품이죠. 

이 작품이 나왔을 때 제가 초등학생이었는데 그 당시 학기말에는 지금은 거의다 사라진 비디오 가게에서 애들이 돌아가며 비디오를 빌려와서 다같이 영화를 보곤 했습니다. (요즘은 봐도 컴퓨터로 보고, 비디오란 것 자체가 보기 힘드니 참 많이 바뀌긴 했네요.) 그 때 학교에서 다 같이 봤던 작품 중 하나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입니다. 제 기억에 그때 끝까지 보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부모님이 돼지로 변했던 장면은 생생하게 기억합니다..ㅎㅎ 사실 다른 영화 뭐봤는지 떠올려보면.. 무슨 영화를 봤는지는 하나도 기억이 안납니다. 그저 영화를 봤다는 행위 자체가 기억이 나는거죠. 그런데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영화를 본 기억과 구체적인 장면까지 기억이 난다는 게 조금 신기합니다. 


어찌됐건 그 이후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봐야겠다는 생각도 안들었고, 볼 기회도 없었죠. 최근 하라 케이이치 감독이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을 상당히 좋게 봤기 때문에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도 좀 찾아볼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일반적으론 반대의 순서일텐데...ㅋㅋㅋ) 때마침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재개봉되었고 영화관과 비루한 컴퓨터 모니터는 비교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요즘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주저앉고 보러갔습니다. 


재개봉인데도 불구하고 CGV에서 상당히 상영을 많이하더라구요. 내심 아트하우스에서만 하는거 아닌가했는데 상당히 놀랍기도 했고 다행이기도 했구요. 그래서 쉽게 조조로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내심 조조라 아이들의 역습이 걱정되기도 했는데 어른이 훨씬 많은걸보고 역시 어느정도는 추억팔이(?) 영화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ㅎㅎ 



햇수로 15년 만에 재개봉한 시점에서.. 이제야 제대로 처음보고 이 영화에 대해 뭐라고 쓰기도 그렇지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상당히 뛰어난 애니메이션이더군요. 


가장 인상적인 건 이 영화가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장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없는 문제이지만 제 생각은 실사영화에 비해 표현이 더 자유롭다 이런 것 보다도 애니메이션만이 줄 수 있는 특유한 감성이 있다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그중에서도 더 효과적인 부분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인간과 다른 대상을 연결시켜 줄때라고 생각합니다. 꼭 그렇다고 단정짓는 것은 아니지만 실사로 표현했다면 유치하게 느껴졌을 수 있는 것도 애니메이션에서는 진정성있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놀라운 상상력 역시 애니메이션이기에 더 빛날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다양하게 해석가능한 메타포와 개성강한 캐릭터, 뛰어난 영상미까지 한데 어우러져 그야말로 아이와 어른이 모두 즐길수 있는 멋진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한거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재개봉 이유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고 우는 어른을 향해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 것인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메타포에 대해선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 많은 자료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굳이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자기 나름대로의 해석이 가능할꺼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가지고 이토록 많은 해석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인간사회를 잘 반영한 절묘한 메타포라는 증거이기도 하겠지요. 


이번 재개봉을 통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처음 접할 어린 아이들도.. 그리고 14년전의 추억을 되살려 다시 한번 관람하시는 분들에게도 모두 좋은 추억이 될 기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명작들의 재개봉은 다들 잘 모르시지만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이례적으로 상영관이 많이잡힌 편이구요. 다른 명작들의 재개봉도 많이 기대가 되네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15)

The Spiriting Away of Sen and Chihiro 
9.4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히이라기 루미, 이리노 미유, 나츠키 마리, 나이토 타카시, 사와구치 야스코
정보
애니메이션, 판타지, 어드벤처 | 일본 | 126 분 | 2015-02-05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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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