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스키나 증류주 같이 높은 도수의 술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
몇 년 전에는 수입맥주 열풍이 있었다.
나도 그 당시에는 이런저런 맥주들을 먹어보며 맥주애호가의 길로 나아가려고 노력했으나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그 당시에 겪었던 경험은 나와 맥주가 그리 잘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 위한 시행착오가 아닌가 싶다. 건강상으로도 맥주가 나와 안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끔 먹긴 하지만 집에서 혼맥하거나 먼저 맥주 한 잔 하러가자고 하는 일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굉장히 사랑하는 맥주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기네스다.
가끔 맥주 이야기가 나올 때면 기네스 싫어한다는 사람을 보곤 하는데
그럴 때면 밖으로 말하진 않지만 속으로 기네스 제대로 마셔보긴 한건가?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ㅋㅋㅋㅋ
그만큼 기네스는 제대로 마시기 위한 조건이 좀 까다롭다. 그리고 그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내가 먹어도 맛없다.
사실 그렇게 어려울 것도 없긴하지만
다 귀찮다면 그냥 더블린에 가서 기네스 생맥주를 시키면 된다.
기네스 580ml에 11000원이니 아일랜드 사람들처럼 매일 들러서 물처럼 마실 순 없는 가격이지만
나처럼 가끔 맥주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그냥 크림생맥주보다 이왕이면 기네스 생맥주를 마시고픈 마음이 든다.
더블린에 가면 늘상 시키는 매시 포테이토.
기네스를 먹을 때면 안주가 필요없다고 생각하지만 더블린에 가면 그냥 습관처럼 매시포테이토를 시킨다 ^^
제일 저렴한 안주이긴하지만.. 꼭 가격이 싸서 그런 것만은 아니고 다른 데서는 매시 포테이토를 안파니..ㅋㅋ
내가 기네스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과음을 유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네스가 가장 맛있는건 언제나 첫 입이다.
잔을 가득채운 기네스가 안정화되기를 기다렸다가 조심스레 입으로 가져와 꿀떡꿀떡 마시면 정말이지 세상 끝도 없이 흡입하는게 가능할 것만 같은 기분이다. 그 첫입이 끝이나면 두번째 부터는 만족도가 급감한다. 그래서 두번째 잔을 시키는 일도 거의 없다. 언제나 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근데 저건 어느 맥주나 같지않냐고 물어볼수도 있을텐데,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내 경우엔 확연히 차이가 있다.
맛있는 맥주를 몇 번 먹어본 경험이 있지만 기네스처럼 황홀한 첫 입을 겪은 건 거의 없었고,
다른 맛있는 맥주들은 2잔을 먹어도 충분히 맛있었다. ㅋㅋㅋ
아무튼 자주 들를 순 없지만 갈 때마다 기분 좋은 더블린,,
항상 동래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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