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2018. 5. 2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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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니'는 무척 기대하던 곡이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던건 아니었고 그저 윤종신의 SNS에 올라온 글 하나 때문에..

보통은 찌질계의 한 획을 긋는다는 부분에 집중할만한 글이지만

나에게는 24살 때처럼 목터지게 불렀다는 부분이 더 눈에 띄었다. 



당시 우연치않게도 '너의 결혼식'이라는 노래를 자주 듣던 때였는데

힘을 빼고 부르기 시작하다가 점차 감정이 고조되고 곡의 종반부에는 절규에 가까운 열창이 인상적인 곡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그정도의 열창을 (그것도 라이브가 아닌 녹음곡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저 인스타를 보자마자 바로 저 문장이 너의 결혼식을 뜻하는 것임을 알수 있었다. 

(지금 찾아보니 24살 때 발표된 앨범이 너의 결혼식이 수록된 2집 <Sorrow>다.)


그리고 발매 당일..

'좋니'는 나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충분한 곡이었다. 

찌질한 가사도 좋았고, 절절한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울부짖는 창법도 너무 좋았다. 



좀 더 좋았던 부분은 가사였다.

'좋니'의 훌륭한 부분은 노래 속 남녀의 잘잘못을 분명히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라는게 한쪽만 100% 잘못이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더욱이 헤어지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그것도 옛 여친은 새로운 남자를 만나고 있는 상황에서 보통은 자신이 좀 더 잘해주지 못했던 과거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니 남성이 헤어지는데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냐 아니냐는 상관없는 것이다. 

이것이 '좋니'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마음 한구석을 찌르는 사랑받는 가사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답가 '좋아'의 가사는 조금 아쉽다. 

우리는 잘 될 수 없었고, 난 지금 행복하고 좋다는 가사의 전체적인 방향은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헤어짐의 원인이 남성쪽에 있다고 말하는 듯한 전반적인 늬앙스는 솔직히 감성을 깨트린다. 

원곡에서 가사적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부분과 정확히 대치되는 부분인데, 

윤종신이 생각하는 남녀의 차이로 볼 수 있어 흥미롭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좋은 가사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표면적으로 보든, 그 이상의 해석을 하든)

물론 개사 수준의 이벤트 성 곡에 이런 말 하는게 좀 무의미한거 같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좋니'는 한 시대의 대표곡이 된거 같아서, 특히 아이돌 곡으로 특정 시대를 기억하는 요즘 이렇게 클래식한 발라드가 히트했다는게 참 기분이 좋으면서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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