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15. 1. 1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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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까지 7일 (2015)

Our Family 
8.5
감독
이시이 유야
출연
츠마부키 사토시, 하라다 미에코, 이케마츠 소스케, 나가츠카 쿄조, 쿠로카와 메이
정보
드라마 | 일본 | 117 분 | 2015-01-15
글쓴이 평점  

행복한 사전을 보고 감독/배우 정보를 찾다보니까 행복한 사전 감독인 이시이 유야 감독의 새로운 작품이 지금 한국에서 상영중이더라구요. 아트하우스 상영작이라 관수도 적은데 마침 조조로 있길래 얼른 보고왔습니다. 


이별까지 7일은 조금은 전형적인 가족이야기입니다. 가족 중 한명이 아프고, 그것을 계기로 가족이 다시 화합하는 이야기이죠. 이별까지 7일에서는 엄마인 레이코가 갑작스레 병에 걸리게 됩니다. 워낙 활달하고 긍정적인 성격인데 건망증이 점점 심해져서 검사를 받아보니 뇌에 종양이 발견된거죠. 의사가 제시한 시간은 7일. 이 7일 동안의 이야기를 다른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며 제가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개인주의입니다. 이별까지 7일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개인주의의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그것이 저마다 삶을 살아가는 무게를 지탱하기 위한 방법일지라도 엄마인 레이코에게는 크나큰 아픔으로 다가오게되는데요. (이 점은 바로 고급식당에서 사돈과 밥 먹을때 가족이 흩어지는게 싫다고 외치는 장면과 병원에서 가족들에게 다정다감하지 못한 남편과 큰 아들을 흉보는 장면으로 나타나죠) 레이코가 큰 병에 걸린 근본적인 이유는 어찌보면 가족의 해체와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 거죠. 


어머니의 병은 각자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놓치고 살았던 것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된거죠. 모든 것을 속으로 삼키고 자신이 고통을 감내하려하는 첫째와 감정에 솔직하고 낙천적인 둘째의 성격차이가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은 다 어머니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어머니의 병은 가족을 하나로 모으는 데 성공하고 기적적으로 희망의 불씨가 살아납니다. 어머니의 병과 가족의 화합이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별까지 7일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은 바로 어머니와 둘째가 보여주는 삶의 근본적인 물음입니다. 가장 절망적일때(비록 어머니가 자신의 병을 인지하지 못한다할지라도) 아버지와 첫째처럼 깊은 절망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웃으며 별 일 아닌 듯 대하는 모습은 죽음을 자연의 섭리로 여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질문에 해답을 찾은 듯한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줄담배를 피며 오래 살 생각없다고 얘기하는 슌페이와 실컷 남편 흉을 보고나서 그럼에도 남편을 사랑한다고 수줍게 고백하는 레이코의 모습 역시 같은 맥락이겠죠.) 이처럼 삶을 한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는 시선은 우리가 매사를 아버지와 코스케처럼 여유를 잃고 살았던 것은 아닌가 반문하게 만듭니다.


정리하자면 이별까지 7일은 개인주의의 인물들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로 뭉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기를 잘 갖춘 가족영화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평범한 스토리라는 한계를 지니기도 합니다. 이시이 유야 감독의 전작인 행복한 사전의 경우 사전을 만드는 독특한 스토리와 잔잔하면서도 효과적인 연출로 인상적인 영화를 만들어냈던 것에 비하면 이별까지 7일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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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