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BD2018. 4. 2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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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컬렉션이 꽂혀져있는 모습




이창동 컬렉션 전체를 감싸는 케이스



오아시스 케이스의 표지와 속지


폰카가 망가졌나봐요 전체적으로 사진색감이;; 

눈뽕 죄송합니다. 


이창동 컬렉션은 제가 예전에 정말 운좋게도 중고나라에서 헐값으로 구매하면서 소장하게된 DVD입니다. 2007년에 나온 제품이고, 이창동 감독과 이동진 평론가의 코멘터리가 전편(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수록되어있습니다. 

구입한 지 꽤 되었지만 역시 바로 코멘터리를 안보니 여태까지 코멘터리를 보지않았던.. 

버닝 개봉이 다가오면서 다시 꺼내보았습니다. 


셋 중에 오아시스는 아직 못 본 작품이라 오아시스를 보면서 코멘터리까지 챙겨보았습니다. 

코멘터리 전문을 올릴 수는 없고 인상적인 부분 조금만 올려보겠습니다. 

음성을 활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생기는 왜곡이 있을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을 감안하고 맥락으로 의미를 파악해주셨으면 합니다. 



-오아시스는 소통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통이 단절됐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 지에 관한 이야기. 


-처음 종두와 공주가 만나는 씬에 관하여 


뇌성마비 환자의 시각적 불편한 모습을 예고없이 관객에게 들이닥치게 하고 싶었다.

관객에게 이 주인공을 어떤 모습으로 볼래? 질문을 던져 주는 것이다. 

이성적으로는 이해할수 있지만 본능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 같이 생활하는것, 사랑하는 것 함께 섹스하는것

거기까지 가야 소통이라 할 수 있을텐데 그런 부분까지 끌고 가고 싶었다.


-동진: 해외영화제에서도 많이 상영했는데 특별히 외국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 있었나? 


창동: 특별히 외국관객이 궁금해하는 것은 없었다. 

외국이 복지가 더 잘되어있고 제도가 잘되어있겠지만 소통의 본질적인 측면에서는 다 같은 느낌을 받는 것 같았다. 

일례로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경험한 것인데 아주 순수해 보이는 청년이 질문시간에 

어떻게 장애인 추행장면을 넣을 수 있으며, 그 장애인을 다시 사랑하게 할 수 있느냐 굉장히 흥분해서 질문을 했다. 

많은 관객들이 그 질문에 대해서 반감을 드러냈는데, 

특히 앞에 앉은 할머니 두 분이 더 흥분해서 자기가 뒤돌아서서 대답을 하며 논쟁이 벌어졌다.

그 할머니가 말하길 자기는 2~30년 동안 장애인들의 성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대상자를 찾기가 굉장히 힘들어서 범죄자들과 결연을 맺어서 해결해주기도 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 이상의 문제가 있다. 장애인에 관한 문제를 도덕적으로 이해한다고 생각하기는 쉽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 이상의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딱히 대답할 필요도 없었고, 이런 문제들은 상당히 보편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동진: 노인들의 성욕, 장애인들의 성욕에 대해 없는 것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다


창동: 이런 문제들이 상당히 소통하기가 힘들다. 


-오아시스를 구상하게 된 계기 


동진: 박하사탕의 경우에는 형식적인 특성을 처음부터 구상하고 작품을 만드셨을텐데 오아시스의 경우에는 어떠셨는지? 

그러니까 판타지와 현실이 한 프레임 안에서 공존한다는 컨셉을 처음부터 구상하셨던건지? 


창동: 처음부터 구상했었다. 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써 근원적인 질문이 있었다. 

관객이 어차피 영화를 하나의 판타지로 받아들인다면

나는 어떤 판타지를 하고있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 영화는 처음 떠올렸던게 박하사탕때문에 칸 영화제에 갔을 때다. 

거리의 수많은 영화 포스터를 보면서, 메인극장 앞에 앉아서 관객들을 구경하면서

모두 판타지를 팔고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어떤 판타지를 생산해서 관객에게 주려고 하는거지? 내 영화는 어느정도 정직하다고 말할 수 있지?'

이런 질문을 하며 판타지를 다루는 영화를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그 때 처음했다. 

그냥 판타지로서의 판타지가 아니고 현실 속의 판타지 그러니까 판타지의 관계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그 최초의 생각으로 조금씩 살이 붙고 윤곽을 갖춰가며 오아시스까지 왔다. 

그러니까 그 판타지와 현실이 서로 맞대고 있는 그런 모습을 영화 속에서 구현시키기 위해 내가 찾은 방식이 이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 관객이 영화에 몰입해서 현실을 잊을 수 있는 영화가 가장 판타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스크린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자기 현실 속에서 자기와 현실과의 관계를 의식하는 것이 가장 덜 판타지스러운 영화일 것이다. 

나는 거리두기와 영화의 몰입하는 그 경계속에 선 것이다. 


동진: 그런 의미에서 헐리우드의 대표적인 영화들이 가장 판타지에 가까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창동: 그렇죠.

(침묵)


창동: 그런데 사실은 제가 생각한 이런 영화적 질문들이 관객들에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지 몰라요. 

사실 오아시스의 경우도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관객들이 훨씬 많거든요. 

오아시스의 마음으로 감동받는 관객들도 상당수는 절대적사랑의 순수함으로 받아들이는 관객들이 훨씬 많은것 같아요


동진: 그런 반응들을 보시면 어떠신가요?


창동: 저는 그것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매체도 그렇지만 어떤 작품을 받아들이는 것은 굉장히 많은 동심을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전달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불가능 하거니와 그것이 옳은 것도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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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