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2023. 5. 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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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코스를 봤던 큰 이유는 브레이킹 배드 - 베터 콜 사울을 너무나 인상적으로 봤기 때문에. 

나르코스가 두 작품과 함께 같이 언급되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브베 - 수리남에 이어 마약을 다룬 드라마를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가장 핵심적인 것은 브레이킹 배드 이후 사람들의 추천작에 대한 신뢰가 꽤 생겼다는 것.

 

나르코스의 이야기는 굉장히 방대하다. 

메데인 카르텔과 칼리 카르텔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만큼 등장인물도 굉장히 많고

작품이 다루는 시간대도 길어서 실화를 세세하게 다루기엔 시즌 3로 택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르코스는 수많은 인물과 방대한 이야기를 굉장히 깔끔하게 풀어낸다. 

제작진은 이 이야기가 가진 힘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무언가 극중 장치를 한다거나 msg를 무리하게 칠 필요가 전혀 없다. 그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정갈하게 담아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적당량의 msg만을 사용한 나르코스의 성취는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 

 

메데인 카르텔을 다뤘던 시즌 1~2와 칼리 카르텔을 다뤘던 시즌 3를 비교해보자면

파블로 에스코바르라는 강력한 캐릭터가 핵심이 되었던 시즌 1~2가 보다 완성도 있고 몰입감이 뛰어났다고 생각한다. 

시즌 3의 경우는 우선 주요 인물이 너무나 많아지는 데 반해 제한된 10개의 에피소드로 다루기에 벅찬 감이 있었고, 

호르헤 살세도라는 캐릭터가 흥미로운 부분이 있지만 

시즌 1~2에 비해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힘이 많이 약했던 것 같다. 

 

파블로 에스코바르라는 캐릭터 구축이 훌륭하다고 느꼈던 것은 

굉장한 악행을 벌이는 빌런이지만 그 어떤 빌런보다도 가정적인 남자라는 것. 

그가 갖고 있는 가정적인 면모가 나르코스에서 돌발상황과 악행을 만들어주고 또 정당화해주니

이야기의 완성도와 몰입감이 배가 되었다. 

 

호르헤 살세도는 시즌 3에서 파블로 에스코바르와 대칭되는 면이 있는 인물이다.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가정을 지키기위해 조직을 지켜야 했다면

호르헤 살세도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조직을 파괴해야 했다. 

그렇지만 호르헤 살세도라는 캐릭터는 에스코바르에 비해 입체감이 부족하고, 돌발 행동이 없다. 

캐릭터를 파악하는 순간의 이미지가 끝날 때까지 그대로 간다. 

그 점이 어쩔 수 없이 시즌 3의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된다. 

 

나르코스의 가장 큰 단점은 DEA 요원들의 캐릭터가 약하다는 점이다. 

특히나 스티머 머피는 가정사가 꽤나 비중있게 나오지만 전혀 흥미로운 지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고, 

연기도 좀 약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시즌 1때까지만 해도 온전히 주인공으로 느껴졌던 스티브 머피 캐릭터가 점차 비중이 줄더니

시즌 2 이후엔 이도저도 아니게 흐지부지.. 

 

하비에르 페냐의 경우는 캐릭터도 연기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파블로 에스코바르 외에는 강력한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 나르코스의 큰 약점이다. 

그렇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방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여겨지는 부분도 있다. 

 

그리고 나르코스의 또 다른 약점이라고 한다면

누구나 결말을 알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결말이 정해진 가운데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어떻게 잡힐 지 예상이 안갔기에 흥미로웠다고 한다면

시즌 3의 경우는 에피소드 몇 화만 봐도 조직이 어떻게 무너질지가 쉽게 예상이 되기에

김이 많이 샌다. 

그래서 보는데 굉장히 오래 걸렸고, 중도하차까지 고민했지만 -_-;; 

끝끝내 완주엔 성공했다. 

나르코스: 멕시코는 보지 않는걸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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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