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18. 5. 8. 01:24
반응형


챔피언은 그야말로 웃기기위해 모든 걸 건 영화처럼 보이더군요. 

시작부터 끊임없이 작은 유머들을 날리는데 

그 모습이 이야기에 유머가 곁들여진게 아니라 유머가 중심이고 이야기가 덧붙여진 느낌이었습니다. 


특히나 초반부 유머들은 그 타율이 매우 저조한데(상영관의 반응이 그랬습니다.) 

그 재미없는 장면들이 중반부 이후의 유머를 위해 미리 심어놓은 장면인 걸 알게 되었을 때의 제 심정은.. 정말 이렇게 많은 걸 희생해서라도 웃기고 싶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챔피언은 양질의 유머를 주지 못합니다. 대부분의 유머들이 독창적이지 못한, 고전적인 유머여서 그저 이미지 좋은 친숙한 배우의 힘을 빌려 관객의 미소를 이끌어냅니다. 


연출 또한 좋지 않습니다. 유머의 비중이 상당함에도 코미디 연출이 좋지않았고, 몇몇 장면들의 과장된 카메라워크는 오히려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의 성취를 한 가지 꼽자면 오락영화안에서 가족탄생이야기를 잘 풀어냈다는 점일 겁니다. 무연고의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가족이 된다는 것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신선하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챔피언'이 유머를 위해 힘을 쏟는 부분들을 생각하면 가족이야기는 상대적으로 건조하게 그리고 있는데, 신파의 밸런스는 나름 잘잡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갈등의 장면이 길지않고, 질질끄는 느낌은 없어서 깔끔하더군요. 


배우들도 전반적으로 훌륭한 연기를 펼쳤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한예리, 권율 두 배우들인데 한예리 배우의 안정적이면서도 훌륭한 연기는 가족드라마의 설득력을 높였고, 권율 배우가 연기한 진기라는 캐릭터는 그의 다른 작품 속 캐릭터와 유사하면서도 설득력은 훨씬 떨어지는 인물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욱 안정적으로 연기하는 걸 보니 권율 배우의 연기력이 향상된 것이 확실히 체감되더군요.  


다만 안타까웠던 것은 권율 배우의 공헌과 희생에도 불구하고 진기라는 캐릭터가 너무나 구리단 것이었어요. 다른건 그렇다쳐도 마지막 클라이맥스부분에서의 유혹은 안넘어갔어야 하는게 아닌가.. 그냥 진기가 조금이라도 장점이 있는 캐릭터로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지길 바랐지만.. 권율 배우가 안쓰러울 정도로 캐릭터가 매력이 없었습니다. 


장점과 단점들을 열거했지만.. 종합적으로 챔피언은 구린 영화가 맞습니다. 

조금만(어쩌면 많이?) 다듬었다면 꽤 괜찮은 상업영화가 됐을텐데 아쉽습니다. 특히 단점들이 굵직하고 워낙 눈에 보이는 부분들이라.. 좀 더 시나리오를 갈고 닦을 순 없었나..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반응형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리 진 킹 : 세기의 대결 (2017)  (0) 2018.05.28
아버지와 이토씨 (2016)  (0) 2018.05.20
당신의 부탁 (2017)  (0) 2018.05.01
가족은 괴로워(동경가족2, 2016)  (2) 2018.04.28
네브래스카 (2013)  (0) 2018.04.22
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