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2024. 12. 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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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여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상가 지하2층에 새로 오픈한 으뜸 돈까스. 

원래는 교대 쪽에 있던 곳이어서 종종 무까스가 생각날 때면 일부러 찾아가던 곳이었다. 

겨울도 되고 오랜만에 생각이나 지도에서 검색해보니 뜬금없이 들려오는 폐업소식... 자영업을 하지않아 지도 정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로직은 잘모르지만 사정상 폐업 후 가게 이전까지 텀이 좀 있으셨던거 같고 이전한 곳으로 가게 정보가 넘어가지지 않은듯... 나도 운좋게 반여동으로 이전했다는 소식을 찾았지만,, 아마 찾지못하고 그냥 폐업한 것으로 오해하는 분도 있을성싶다.

 

근데 참 사람 일이란 알 수 없다는 것이.. 

교대에 있을 때는 갈수록 영업시간이 줄어.. 점심 때 아주 한정된 시간만 영업을 하셔서... 교대생도 아니고, 인근 직장인도 아닌 나로서는 찾아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에.. 거리는 멀어졌더라도 영업시간이 늘어난 지금 오히려 무까스를 먹을 기회가 새로이 생기게 되었다. 

가야지 생각만하다 못 가는 가게가 20곳쯤되지만... 운명이었던건지 이전 소식을 알자마자 무까스를 먹으러 갈 계획을 세우고 곧장 찾아가게 되었다. 

 

지하 2층의 소박한 가게. 꽤나 좋아하는 으뜸돈까스의 로고도 그대로고 사장님 부부도 그대로 계신다. 

교대에서는 항상 나 아니어도 손님이 많았기에 굳이 바쁘신 분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었지만(그런 성격도 아니기도 하고) 이번엔 첫 손님이자 무까스를 통해 교대시절부터 온 손님이란 것을 인증하게 되어.. 반가움의 인사도 나눌 수가 있었다. 

 

 

멀리까지 찾아온 것이 고맙다며 서비스로 주신 메밀소바. 여기서 소바를 먹은 것은 처음이었는데 메밀면은 찍어먹는 쯔유가 기성제품이 아니고 직접 다시를 우린 것이라 맛이 굉장히 좋다. 가쓰오부시 향이 엄청 진하게 나고 감칠맛이 많이 나는데 간이 강한 편이 아니라 면을 다먹고 나서는 맨입에 홀짝여도 맛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무까스 14000원.

 

교대 시절과 똑같다... 수북이 쌓인 무를 보고있으면 미학적으로도 대단한 만족감을 얻게되는 좋은 돈까스. 

맛은 두말할 것도 없이 훌륭하다. 

먹으면서 참 즐겁지만 한편으로는 사장님의 어깨나 손목이 괜찮으실까 걱정되는 무의 양... 안힘들다면 거짓말일텐데도 오랜 세월 무의 양이 전혀 줄어들지 않은 걸 보면 음식에 대한 사장님의 철학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주기의 차이는 있지만,

매번 다시 찾아가게 되는 가게들이 있다. 

대부분의 가게는 사장님이 나를 기억도 못하고, 나 또한 특별히 기억에 남고, 단골 손님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우연찮은 기회로 무까스에 대한 오랜 사랑을 고백하고 나니

늘상 짝사랑만 하다가-그것 만으로도 만족하다가-

작고 소중한 마음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값진지 깨닫게 된 소녀의 기분이랄까? ㅋㅋ...

 

맛있는 음식은 기대한 대로 먹었지만

그보다 더 값진 따스한 마음을 나누는 경험을 예상치도 못하게 하게 되었다. 

 

교대 시절 이 곳의 추억이 있는 분이라면 찾아가보면 좋을 것이고,, 

인근 주민분들도 자주 가시면 좋을듯...

 

나는 거리가 멀어 솔직히 자주 가지는 못하겠지만 ㅠㅠ

또 찾아가겠습니다.. 환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장님. 다음에 또 소바랑 돈까스 먹으러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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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