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2023) - 신이 배신한 사람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굉장한 화제를 모았던 나는 신이다를 뒤늦게나마 감상,,
일단은 이 작품에 대한 평가를 하기 전에
비평이라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사이비 종교에 커다란 경각심을 국민들에게 심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신이다는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을 짚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대해 조금은 이야기할 부분들이 있어서 몇 자 적어보려 한다.
우선은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나는 신이다의 자극적인 부분이 꼭 필요했냐와 관련된 부분.
자극성을 꼬집는 사람들의 요지는 불필요한 노출이 있었고, 그것이 반복적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그에 대해 PD는 자극적인 장면을 통해 경각심을 갖게 한다고 인터뷰하였는데 일리가 있는 말이다.
덧붙여서 공익적인 목적으로 어떻게든 많은 사람들을 보게 해야하는 입장에서 작품성이 떨어질 것을 감수하고 한 선택이었기에 그에 대해 더 이상 왈가왈부할 이유를 크게 찾기 어렵다.
오히려 안타까운건 영화든 다큐멘터리든 노출이 있으면 반사적으로 자극적인 연출이라고 비판하는 풍토가 생겨버렸는데
특정 장면의 존재 이유에 대해 고찰해보는 것은 분명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겠으나 그러한 고찰 없이 태클을 위한 태클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안타깝다.
그러한 고찰이 있었더라면 이 작품을 보고 나서 오로지 자극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나는 신이다에서 아쉬운 부분들은 많았다.
jms편에서는 검거 과정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자극적인 장면들이 경각심을 위해 사용되었다고 가정했을 때
뒤에 이어져야할 장면들은 jms의 행태가 되어야 할터인데 그것은 짧게 스케치로 지나가고
가장 큰 비중을 가지고 검거과정을 보여준다.
물론 당연히 검거되었던 사실이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들도 많을텐데...
아마도 취재 과정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얻게 되는 것이 인터뷰이일테고,
그러다보니 인터뷰이에 맞춰 연출 흐름도 정해진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오대양 사건은 가장 의아한 에피소드였다.
역시나 사이비 종교가 아니라 범죄사건에 맞춰져있는 초점..
결국 마지막 구원파 연결을 위한 빌드업이긴 했지만 흐음..
PD도 나는 신이다가 다루는 4가지 종교 중 가장 중요도가 떨어진다 생각하고
한 편으로 축약한 듯한데, 그래서인지 연출 리듬도 조금 다르고..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에피소드였다.
아가동산과 중앙만민교회는 그래도 가장 안정적이고 밸런스가 느껴지는 에피소드였다.
둘다 어느정도는 쇠퇴한 탓인지 가장 정보를 얻기도 쉬웠던 듯 싶고..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참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야 어린시절 여러가지 사건으로 인해 종교를 믿지 않지만
부모님은 신앙심이 높으시다.
사이비 종교를 믿으시는 건 아니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그건 운이 좋았을 뿐..
실제로 사이비종교에서 부모님께 손길을 뻗쳤다면 거기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는 나에게 있어서도 천운일지도..
나는 신이다에 나온 종교들은 비록 절정에서 한풀 꺾였지만
또 다른 종교는 보이지않는 곳에서 전성기를 구가할 것이다.
그런 종교들도 썩을대로 썩은 뒤에야 악취를 풍기며 세상에 알려지겠지..
여전히 jms 신도들이 많다는 증언을 떠올려보면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오로지 자극성만 이야기하는 것이 논점을 흐리기 위한 의도라고 밖에 생각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