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면옥향천 - 부산 벡스코 순메밀막국수

OOB 2023. 3. 2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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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음식점을 찾아볼 때 즐겨보는 것 중 하나가 카카오맵 평점이다. 그것을 신뢰하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겠지만 여하튼 도움이 되는 구석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음식점에 대한 평이 광고인지 서비스 불친절에 대한 보복행위인지 아니면 음식에 대한 이해가 낮은 상태로 별점을 매기는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구분을 바탕으로 카카오맵 평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 중에서도 메밀면을 다루는 음식점은 특히나 평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되고 평을 유의해서 보아야한다. 평양냉면이나 혹은 메밀소바, 순메밀막국수 등을 다루는 집은 메밀면 애호가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평이 극명하게 갈리는 장르이다. 조급 성급하게 일반화해보자면 매니아들은 극찬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혹평한다면 메밀 제대로 하는 집이라고 보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카카오맵 평점을 높게 받고 싶으면 순메밀면 같은 바보같은 짓은 하지않고 그냥 적당한 가격대에서 가성비 괜찮은 메밀면을 뽑으면 된다. 고평점의 가게들은 대체로 그렇더라.. 
 
면옥향천도 전자의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평점이 그리 낮은 것도 아니지만 평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아무래도 좋은 평보다는 비판하는 평에 눈에 가기 마련이다. 안좋은 평도 그 분들의 취향이고 실제로 면옥향천이 완벽하기만 한 것은 아니겠으나 일단은 혹평은 과감하게 맛알못으로 치부해버리고 면옥향천을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그러니까 부산에서는 어쨌거나 한번쯤은 경험해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집이라는 뜻이다. 
 

가장 추천하고픈 메뉴는 역시 순메밀 막국수. 그렇지만 메밀국수 메뉴들은 다 괜찮은 편이다. 굳이 순메밀을 고집할 필요는 없으나 순메밀과 50%를 하나씩 시켜서 비교해보면 차이가 조금 체감되기는 한다. 튀김 메뉴들은 그냥 무난한 편이다. 몇 년 전에는 유부초밥도 있었으나 코로나 이후로 자취를 감춰버렸다. 
 
나의 경우는 순메밀을 버릴 수가 없어서 항상 순메밀 막국수만을 고집했으나 오늘은 어쩐일인지 따듯한 메뉴가 먹어보고 싶어져서 일반면으로 양지소바를 주문했다. 조금은 늦은 점심시간이라 매장 안은 여유로웠는데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세상 친절하게 응대하던 이모님이 순메밀막국수 하나 양지소바 하나를 주문받으시더니 별안간 "튀김은?" 물어보셨다. 면옥향천을 그래도 5번은 넘게 와봤는데 이렇게 추가메뉴 유도는 처음이라 놀라면서도 (하긴 이전엔 고로케를 자주 시키긴했었다) 그럴수도 있지 하는 마음으로 괜찮다고 대답했는데 한마디 대꾸도 없이 쌩하니 돌아서서 가버리셨다,, 가게 들어왔을 때 그렇게 환하게 맞아주시던 이모님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반전매력이랄까,,,  좀 어이없었다. 
 

순메밀막국수와 양지소바.
면옥향천의 특징이라면 면기가 굉장히 크고 국물이 굉장히 많다. 면도 적은 편은 아니다.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나로선 종종 평양냉면 그릇을 설거지하듯 깨끗하게 비우게 되는데 면옥향천에서는 한번도 국물을 다 먹어본 적이 없다. 그만큼 여유롭게 주신다. 
 
양지소바의 면은 막국수에 비해서 조금 두꺼운 편이었다. 가장 놀란 것은 국물맛이었는데 내가 정말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따뜻한 메밀소바의 맛이었다.. 너무 맛있었다..ㅋㅋ 순메밀 막국수는 두 말 하면 입아픈 맛,, 이제는 양지소바의 맛도 알게되었으니 번갈아먹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 기분이 좋았다. 일단은 양지소바의 순메밀면이 궁금하니 다음 번은 어쩔 수 없이 양지소바를 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날이 너무 더워지기 전에 또 와야할테고,, 하.. 아무래도 어쩔 수 없이 면옥향천을 더 자주 가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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